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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GM, 차등감자 없는 비토권 합의 가능성 커져

산은, 차등감자 대안 제시…GM도 긍정적 반응…투자확약서 이번 주말 발표할 듯

2018-04-2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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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한국GM의 신규자금 투입에 대한 KDB산업은행과 GM간 협상 중 가장 큰 걸림돌인 차등감자와 비토권(거부권) 문제의 해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산은과 GM이 ‘차등감자 없는 비토권 유지’라는 새로운 해결책을 포함해 다각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다. 양측 모두 이같은 방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한국GM투자확약서는 이번 주말 전후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5일 "GM과 논의중인 협상방안 중에 GM이 거부감을 나타내는 차등감자를 거치지 않고 우리가 비토권만 보장받는 방법이 포함돼 있다"라며 "단, 아직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확실하게 결론난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산은은 GM본사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한국GM에 빌려준 27억달러(3조원)의 올드머니를 출자전환할 경우 새로운 신규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당초 산은은 GM의 출자전환시 20대 1의 차등감자를 요구했다. 차등감자는 최대주주 등 대주주의 주식을 소액주주들의 지분보다 많이 소각 또는 병합해 보유 주식수를 줄이는 것이다.
 
산은이 차등감자를 요구하는 이유는 현재 17.02%의 산은 지분율이 출자전환시 1% 미만으로 낮아져 주주총회 특별의결사항에 따른 비토권 행사에 필요한 보통주 지분 15%를 확보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산은은 비토권을 통해 GM의 생산시설을 국내에 잡아둬야 하는 만큼 양보하기 어렵고, 반면 GM은 주식가치가 낮아지는 감자에 대해 주주들을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양측의 절충안이 필요했다.
 
GM은 차등감자를 철회하는 대신 비토권을 보장하는 안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과 GM은 지분율에 연연하지 않고 비토권을 보장할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과거에도 비토권 행사 기준을 완화한 바 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국GM의 실적이 악화되자 GM은 10월 4900억원의 단독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로 인해 산은의 지분율은 당시 29.9%에서 17.02%로 낮아졌고 당시 비토권 행사 기준인 지분율 25%를 충족하지 못해 비토권을 상실했다. 이후 양측의 갈등은 법정분쟁으로까지 번졌지만 결국 2010년 말 비토권 기준을 현재 기준인 15%으로 낮추며 합의했다.
 
산은 관계자는 "비토권의 목적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비토권을 행사하기 위한 자격 요건 자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때문에 비토권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는 만큼 여러가지 가능성을 검토중이다"라고 말했다.
 
정부와 GM은 이밖에도 10년 이상 한국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한다는 정부의 방안에 대해서도 일정부분 공감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자금 지원을 위한 명분이자 최근 한국GM에 대한 여론을 GM이 의식했기 때문이다.
 
한편, GM이 27일까지 산은측에 요구한 투자확약서는 빠르면 26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GM 본사가 미국 시각으로 26일 오전 9시 30분(한국 시각 26일 오후 10시 30분)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하는 1분기 IR 콘퍼런스콜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월6일 IR 콘퍼런스콜에서 GM이 한국GM의 구조조정을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IR 콘퍼런스콜에서 우리 정부의 자금지원방안을 포함한 현재 구조조정 진행 상황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단, 산은은 투자확약서에 대한 답을 내리기 전에 실사중간보고서 발표가 먼저라는 입장이라서 IR콘퍼런스콜과 관계없이 길면 이번 주를 넘겨 답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산은 관계자는 "실사중간보고서를 통해 재무재표 등 한국GM의 상황을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게 당연하다"며 "현재 중간보고서는 상당히 진척을 이룬 상황으로 어쨌든 투자에 대한 답을 내려줘야 하기 때문에 27일 전후로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과 GM이 25일 한국GM관련 협상 방안 중에 ‘차등감자 없는 비토권 유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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