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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영

(일상이 뉴스다)주인님이 바뀌었다(하)

집주인이 바뀌면 복비에서 자유다!

2018-05-04 17:16

조회수 : 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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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이어집니다)
뜬금없이 출입기자도 아닌 내게 연락을 받은 공인중계사 협회의 조원균 과장은 다소 법적인 설명이 들어가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조 과장의 설명에 따르면, 전·월세는 법률상 채권계약에 해당한다.

일정기간 보증금을 맡겨놨다가 그 기간이 종료되면 보증금을 받게 되는 계약으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채무자가 된다.

계약상으로는 내가 ‘을’이 아닌 ‘갑’이 된다는 해석에 잠시 기분이 좋아졌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다.

법 논리상 채권관계는 소유권이 변동되면 소멸된다. 집주인이 바뀌면 채권계약 자체가 소멸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론적으로 집을 팔고 사라진 전 집주인을 찾아 보증금을 돌려 받야 하는 두 눈 캄캄해지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여기서 나오는 게 바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이라는 특별법이다.

이 특별법의 골자는 채권이 소멸했음에도 주택의 경우에만 새로 바뀐 집주인에게 나가는 세입자의 임차 보증금을 반환해주는 의무를 부여하고, 세입자의 기존 계약기간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내 문제는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간 부분이었다.

새로 바뀐 집주인과 통화에서 "뭐 고장난 거 없어요"라는 물음에 "세면대 물이 잘 안내려 갑니다"라고 대답해더니, "그건 전 집주인한테 말해야죠, 호호호호∼"라는 이상한 대화를 나눈 후, 절대 이 집주인과 상종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선 것이다.

이제 요점은, 계약기간을 채우지 않고 나갈 경우 보증금 반환과, 복비를 새로 내야 하는지로 바꼈다.

이사를 많이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기존 계약을 채우지 않고 이사를 갈 경우, 집주인이 다시 부동산에 집을 내놓을 때 발생하는 복비를 부담해야 한다.

조 과장의 설명에 따르면, 집주인아 바뀔 경우 복비를 부담할 필요는 없었다. 특별법을 위반한다고 해도 임차인에게 불리한 상황은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하늘에서 보증금이 뚝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니 집주인이 목돈을 마련한 시간을 3개월 동안 주도록 하고 있다.

현실로 돌아와서 나는 아직 집을 구하고 있다.

하늘 아래 내 집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새삼스레 다시 느끼고 있다.

그래도 이상한 집주인을 피해 복비를 새로 안내고 탈출할 수 있다는 점을 위안 삼아야 할까.

이상한 새 집주인을 피해 다른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 정부에서 임대차보호법을 마련해줬지만 이를 적용받지 않기로 했다.

이상한 새 집주인을 피해 다른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 정부에서 임대차보호법을 마련해줬지만 이를 적용받지 않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오늘의 교훈>

▲집주인이 바뀌면 계약기간이 종료되지 않더라도 아무 부담없이 집을 나갈 수 있다. 단, 보증금 마련을 위한 3개월의 말미를 집주인에게 줘야 한다. 이 3개월은 집주인과의 합의를 통해 조정할 수 있으며, 지켜지지 않는다고 해서 법적인 효력을 갖거나 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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