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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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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취재 그 후] 선거법은 눈가리고 아웅

2018-05-11 16:21

조회수 : 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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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박은수 서울시 장애인체육회 부회장이 지난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선수들에게 포상금을 주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11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박은수 서울시장애인체육회 부회장이 서울시 소속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메달리스트들에게 포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11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양회종 서울시체육회 부회장이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에게 포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11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양회종 서울시체육회 부회장이 서울시 소속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메달리스트들에게 포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한국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는 세계에서도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다. 제한을 하는 다른 국가들은 퇴근 후에는 허용하거나 업무와 상관없으면 허용하든가 하지만 한국은 그런 것들도 대체로 막혀있는 편이다.

한국의 선거법도 세계에서 매우 엄격한 축에 든다고 알고 있다. 과거 독재 정부가 공무원을 정치적 목적으로 마구 동원한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나라는 공무원의 정치성을 제한해야 마음이 놓이는 모양이다.

물론 제한해서 좋은 점도 있겠지만, 문제는 제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형식적인' 제한이라도 일단 하고 보자는 기조가 보인다는 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 하루에도 수많은 일정을 소화하지만 선거법으로 인해 말과 행동에 제약이 있다. 예를 들어 앞으로 어떤 정책을 하겠다고 약속하지 못하고 있다. 사퇴하고 정식으로 후보 등록을 해야 약속을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그 점은 그렇다 치더라도 오늘 서울시 소속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선수들을 축하하는 자리는 부자연스러워보였다.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포상을 하는데, 박 시장은 뒤로 빠져있고 서울시체육회 부회장과 서울시장애인체육회 부회장이 봉투를 선수들에게 내밀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두 단체의 회장이지만 선거법 때문에 뒤로 빠져있었다. 수여식 직후에 사진은 또 다같이 찍었다.





선거법을 현재 상태로 유지하거나 더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든,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든 이런 형식적인 부자연스러움은 논리적으로 아귀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법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두 체육회 회장이 선수들에게 포상하는 절차를 반드시 부회장에게 넘겨야 한다는 점이 걸릴 것이고

법이 엄격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회장이 뒤로 빠져있고 부회장이 봉투를 대신 내민다고 한들, 그것이 부패를 방지하는 의미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언젠가는 선관위나 우리 사회가 공무원을 반드시 제한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강박에서 벗어날 때라야 부자연스럽지 않고 좀더 실질적으로 청렴함을 유도하는 법 개정이 있을 것이다.


P.S 두 부회장 사진은 급하게 찍어서 흔들리고 기울었습니다
  • 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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