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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대북공작금 유용' 원세훈 전 국정원장 추가 기소(종합)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음해 공작 등 국고손실·뇌물 혐의

2018-05-1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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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전직 대통령에 대한 불법 공작을 위해 대북공작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추가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원 전 원장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손실·뇌물)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대북 업무에 사용되는 공작금 10억원 이상을 유용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한 풍문 등 정보를 수집해 음해 공작에 사용하고, 대북공작금으로 개인의 호텔 스위트를 약 1년간 임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원 전 원장은 전직 대통령 음해 공작과 관련한 활동 자금 명목으로 이현동 전 국세청장에게 1억2000만원을 제공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손실) 혐의 등으로 2월19일 최종흡 전 3차장과 김승연 전 대북공작국장을, 3월2일 이 전 청장을 각각 구속기소했다. 최 전 차장과 김 전 국장은 지난 2010년 5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김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추적하란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대북공작금 6억5500만원과 3만6000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국장은 2012년 4월 원 전 원장이 사용할 스위트의 전세보증금 명목으로 대북공작금 28억원을 A호텔에 송금한 혐의도 포함됐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지난해 12월7일 원 전 원장과 이종명 전 3차장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손실) 혐의로 기소했다. 원 전 원장 등은 2010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심리전단과 연계된 외곽팀의 온·오프라인 불법 정치 활동에 관한 활동비 명목으로 수백회에 걸쳐 국정원 예산 총 65억원 상당을 지급해 국고를 목적 외로 사용한 혐의다. 이 전 차장은 대북공작금으로 야당 정치인을 사찰한 이른바 '포청천' 공작을 주도한 혐의 등에 대해 14일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후 1월17일 원 전 원장과 김재철 전 MBC 사장을 국가정보원법 위반(직권남용)·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했다. 원 전 원장과 김 전 사장은 2011년 3월 MBC의 대표적인 탐사 보도 프로그램 'PD 수첩' PD 8명을 방송 제작 업무에서 배제하기 위해 부당하게 인사 조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해 11월 부당한 징계권 행사나 방송심의규정 개정으로 배우 김여진씨가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토론자로 출연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또 검찰은 1월31일 원 전 원장과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 초대 회장인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 국발협 2대 회장 이모씨 등 3명을 국가정보원법 위반(정치관여) 등 혐의로 기소했다. 원 전 원장 등은 2010년 2월 국정원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국발협을 설립한 후 그 무렵부터 2013년까지 국발협 명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당시 여권을 지지하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당시 야권에 반대하는 내용의 책자 발간, 강연 개최, 칼럼 게재 등으로 정치관여 행위를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원 전 원장은 지난해 8월30일 심리전단 사이버팀 직원들과 공모해 댓글을 작성하는 등 공직선거법·국가정보원법 등 위반 혐의에 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으며,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19일 재상고심에서 이러한 내용의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과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 전 차장과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에게 각각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2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도 유지했다.
 
'우편향 안보교육' 의혹을 받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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