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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아동수당은 애국에 대한 대가인가, 아니면 개인의 권리인가

2018-06-21 17:15

조회수 : 2,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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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모두 애국자에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8일 강남구 세곡동을 방문했을 때 학부모들이 외쳤다.

학부모 상당수가 아이를 많게는 5,6명씩 낳은 다둥이 가정을 꾸린다는 얘기였다. 거기에 덧붙여, 아이는 많은데 놀 시설, 보육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민원도 있었다.

최근 아동수당 신청이 시작되면서, 소득 상위 10%가 혜택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다시금 떠올리자니 저 때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상위 10%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라에 애국했으니 수당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꽤 강력한 논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금을 제일 많이 내니까 혜택도 받아야 한다"는 논리의 확장판이자 강화판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또다른 한편으로는 이것이 성평등에 어긋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 많이 낳으면 애국자라고 하는 문화는 오래됐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여성의 몸은 국가의 것이 아니다"라는 운동도 만만치 않았다. 주로 낙태죄 폐지 시위에서 거론되는 논리로, 왔다갔다하는 국가의 인구 조절 논리를 여성의 몸에 들이대지 말라는 이야기다.

만약 애국의 논리를 아동수당에 들이대면 상위 10%가 혜택받기가 최소한 이전보다는 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여성의 몸은 국가에 메일지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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