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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8090)이 밤 왠지 그대가

2018-06-2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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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경씨는 최근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한다. 초등학교 2학년때 한옥집에서 살면서 비가 처마밑으로 주르륵 주르륵 흐를때 싸구려 TV에서는 양수경씨의 노래가 나왔다. 

당시는 민혜경, 나미, 양수경, 원미경, 조갑경 이런 분들이 인기가 많았다. 

어렴풋이 이지연, 장덕씨도 기억이 난다. 아쉬운게 장덕씨의 노래 중 내가 기억하는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난 어른들이 뭔 노래를 부르는지 몰랐다. 지금은 알 것 같다. 

나 어렸을적엔 진돗개가 3마리 있었다. 당시에는 개족보라는 것이 있었다. 나름 족보있는 오리지널 진돗개였다. 한놈은 비바였는데 동네 큰개에 물리고 둘째는 밤비였는데 소리소문없이 팔렸다. 셋째는 만득이였는데 아파트로 이사가면서 집에 내버려두고 왔다. 

개를 포기할까 아파트를 포기할까 어린나이에 엄청난 고민을 했다. 난 아파트를 선택했다. 한동안 옛집에 두고온 막내 진돗개를 찾아가서 쓰다듬어줬다. 

집은 점점 부서지고 새집이 완성되어갔다. 대체 만득이는 누가 밥을 챙겨줬을까. 요즘 아파트에서는 개를 키우는데 80년대말 90년대초에는 아파트에서 개를 키운다는 것은 마치 법에서 금지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굳이 누가 머라 안하는데 데리고 올껄 그랬다. 

한참 나도 성장을 하고 길거리에서 하얀 늙은개를 볼때마다 그 놈이 아니었을까 싶다. 20여년도 더 지났으니 세상에 없거나 노견이 되어 어딘가에 있을터.

가끔은 그 개를 포기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직 철이 덜 들었다는 의미다. 

창밖에 빗물이 흘러내린다. 양수경씨를 여전히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이 밤 왠지 그대가 내 곁에 올 것만 같아. 으흐흠

노래듣기☞https://www.youtube.com/watch?v=nCpdJtrd4UM 


<똥강아지 녀석 암튼 말안들어. 나도 집에 똥강아지가 두마리나 있다. 매일매일 말안듣기로 결심을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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