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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CPA에세이)페미니스트 신지예

2018-06-26 10:34

조회수 : 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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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를 잘 모른다. 얼마전 선거에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나온 신지예씨가 있다는 정도로 기억이 됐다. 

기억은 생각보다 쎘다. 기호 8번이라는 점이 머리에 각인됐기 때문이다. 사실 박원순, 김문수, 안철수 중 누가 1,2,3번인지 헷갈렸는데 8번을 기억할 정도면 신선한 충격이지 않았나 싶다. 

페미니즘을 두고 여기저기서 혼탁한 것 같다. 특히 유투브를 들어가면 볼썽사나운 광경도 많이 본다. 8090 음악들으려다가 가끔 짜증이 좀 나기도 한다. 

마치 북한 김정은을 두고 보수진보가 개싸움하는 것처럼 페미니즘을 두고도 사람들은 매우 격앙되고 감정싸움을 하는 것 같아 애들이 볼까 좀 무섭기도 하다. 

최근 인터넷을 찾아보다가 신지예씨가 정의당을 제치고 4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안찾아봤으면 몰랐을 수치다. 어쨌거나 페미니즘 서울시장 후보가 나올 정도로 세상은 점점 변화하고 있는 모양이다. 

나는 매우 보수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이라서 진보적이라고 주장하는 정치적 견해에 대해서 무감각하다. 주변에서 진흙탕 싸움만 안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는 페미니즘에 대해 2가지 정도만 익숙하다. 페미니즘은 양성평등이고 버지니아 울프가 유명하다는 점.

사실 여성이 아주 오래전부터 힘들게 살아온 것은 분명하다. 사용자와 사용인의 억압관계보다 더 오래되고 체계화된게 남성과 여성의 억압관게라고 한다. 

과거 학자들은 설사 공산주의가 된다하더라도 여전히 남녀 갈등은 해결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남녀간의 차별과 불평등의 관계가 수만년 동안 이어져 내려왔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은 그런면에서 사회를 바꾼다기 보다 사람을 바꾸는 운동이라서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막상 나도 잘 안바뀌기 때문이다. 그리고 막상 나도 생각보다 쿨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선천적으로 남성으로 프로그램 되있는 DNA를 바꾼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성과 여성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페미니즘은 이런 면에서 남성이 먼저 움직여야 하는 운동이다. 그동안 억압하고 빼앗았던 것을 하지 않는 운동인데 생각보다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버지니아 울프의 '집안의 천사 죽이기'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아주 오래전 형의 책장에서 책이 얇은 책을 발견했다는 이유로.

버지니아 울프는 케인즈의 친구다 . 그녀는 "여성은 태어나면서 부터 여성이 아니라 사회의 인식과 제도, 교육으로 인해 여성화 된다"고 주장했다. 약간 알송달송했다. 

즉, 어린 남자아이가 파란색을 좋아하고 어린 여자아이가 핑크색을 좋아하는 것이 사회의 남성화, 여성화에 따른 고정관념으로 생긴것인지는 솔직히 동의하기 어렵다. 반반인것같다. 남성과 여성이 가지고 있는 선천적 성향이 절반. 사회가 여성화, 남성화 시키는 관념이 절반.

남성과 여성의 본래 성격과 성질이 다른면은 분명하지만 교육으로 개선을 시키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 아닐까.

페미니즘에는 나같은 보수적이고 이기적인 아저씨들이 맞다 틀리다라고 고려하기에 매우 어려운 문제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동의하는 점도 많다. 

우리는 토론하는 문화가 익숙하지 않아서 진득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어색하다. 그러다보니 매일같이 후진국처럼 떼쓰면서 싸운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얼굴을 서로 안보면서 상대방의 폭력이나 욕설을 유도하기에 바쁘다. 

서로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하고 토론을 하는 방법을 지금의 초중고등학생들은 잘 배우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교육부장관은 아주 radical하게 진보적인 사람이 되어서 사교육을 100% 말끔히 없애줬으면 좋겠다. 학교에서 문제집 외우지 말고 둥그렇게 앉아 서로 얼굴보고 이야기를 하는 법을 배우도록.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소화하는데 우리는 익숙하지 않다. 아직은 가오가 우선이고 SKY가 하는 말이 다 맞고 줄 잘 서면 일단 여의도로 갈 수 있다. 손석희씨는 네덜란드 난민 하멜이 한국을 잘 못 보았다라고 말했다. 난 이렇게 생각한다. 하멜이 보았던 조선이라는 나라와 지금의 한국은 아주 미세하게 달라졌을 뿐이다. 선조가 나라를 버리면서부터 이렇게 나라가 꼬이게 된 것이었을까. 서울시장 후보가 몇명 나왔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10명은 넘었던 것 같다. 1명을 뽑는다면 난 안뽑았겠지만 2명을 뽑으라고 했다면 표를 하나 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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