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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영

(Self 첨삭)용

2018-06-28 09:53

조회수 :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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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용이 탄생한지 1370년이 지났다. 이에 임진년을 맞아 대책마련 회의가 열려 각국을 대표하는 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회의 주제는 ‘용이 나오지 않는 현실적 원인’이었다.

-왜 '임진년'인지 나도 모르겠음. 용과 관련되거나 이 글의 주제인 환경과 관련된 시점이었으면

 
먼저 대한민국 대표 구렁이가 발언권을 얻었다. “용이 되려면 다들 아시겠지만 이무기부터 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옛부터 수많은 이무기들을 배출해왔지만 최근에는 그 명예가 땅에 떨어졌습니다. 에이전트 오렌지를 비롯한 각종 농약들 때문에 심각한 피부병을 가져왔고 결국 수많은 뱀들 손 한번 못써보고 죽어나갔습니다. 혹시나 운이 좋아 살아남는다고 해도 큰 장애를 갖게 되지요. 뿐만 아니라 엽기적인 취향을 가진 인간들은 우리를 알코올에 담가......” 흐느끼듯 말을 하던 구렁이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는 산불에 이젠 살 터전도 잃었습니다.” 아마존에 사는 브라질 대표 아나콘다는 구렁이의 사연에 함께 눈물을 보였다.
 
그다음, 중국 대표가 나왔다. 놀랍게도 잉어였다. “존경하는 뱀 여러분. 일단 침부터 닦아주세요. 저도 여러분과 같은 입장으로 여기 왔어요. 우리 중국에서는 용이 되려면 ‘용문’강을 거슬러 올라가야 해요. 그런데 인간들이 강물을 공업용수로 쓰기 시작하면서 강의 높이가 엄청 낮아졌어요. 오랫동안 운동을 한 몸짱 잉어들이 강을 거슬러가려고 하면 등이 수면에 밖으로 드러나 인간들의 저녁거리가 되는 거죠. 몸꽝 잉어들은 힘이 부족해서 물살을 거스를 수도 없고요. 게다가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오는 공장폐수에 중독된 잉어들도 늘어나서...... 이젠 등용문이라는 말도 옛말이 돼버렸어요.” 잉어의 사정에 모두들 진심으로 함께 슬퍼했다. “바다는...... 좀 어떤가요?”
 
태평양 대표 바다뱀이 대답했다. “우리도 만만치 않아. 여기저기 인간들은 심심하면 석유나 흘리고 북태평양에는 심지어 플라스틱 아일랜드라는 쓰레기 섬까지 생겨버렸어. 바다에 너울너울 떠다니는 비닐봉지와 해파리를 착각해서 꿀꺽 했다가 기도가 막혀 황천길로 가는 녀석들도 한둘이 아니고. 우리는 용이 되려면 용트림이라고 부르는 토네이도를 타고 올라가야 하거든. 근데 얼마 전에 마지막 바다 이무기께서 토네이도를 타고 올라가시다 그만...... 함께 치솟은 쓰레기더미 악취에 정신을 잃고 3000 미터 상공에서 추락하셨어. 그분은 엄청난 트라우마를 갖게 됐고 다신 승천하지 않겠다며 깊은 심해로 들어가 버렸지. 그게 우리 일족의 마지막 용트림이야.”

-이무기는 한국거라며

각각의 대표들이 발언을 마쳤지만 회의장에는 한참동안 정적이 흘렀다. “저기...... 왜 용이 나와야 합니까?” 불편한 침묵을 깬 것은 한 젊은 뱀이 물었다. 많은 뱀들이 웅성 거렸지만 자신 있게 답하지 못했다. 이를 보다 못한 사막의 현자, 이집트의 살무사가 결국 앞으로 나섰다. 그는 나이가 가장 많은 원로중의 원로였다. “인간이 용을 신성시 한건 우리가 날씨를 다루는 힘 뿐만은 아니라네. 우로보로스라는 말이 있지. ‘꼬리를 문 용’이란 뜻으로 재생과 순환, 변화의 상징을 뜻한다네. 옛 용들은 인간들이 자연을 훼손할 때 마다 우로보로스의 고리를 만들어 경고해 왔지.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인간들의 욕심에 자연이 파괴되고 용들도 나오지 못하게 되면서 점점 인간들에게 위험을 알리지 못하게 된 거라네. 우리는 용이 되어 어리석은 인간들을 깨우쳐야 하네. 그래야 우리도 살고 인간도 살 수 있는 세상이 될 게야.” 살무사의 설명 뒤로도 많은 의견이 오고 갔지만 그들은 해답을 얻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12년 뒤, 다시 용의 해가 돌아오는 그날을 기약하며 모두 헤어졌다. 그때까지 서로가 무사하길 바라며.

-많이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우로보로스의 고리까지는 끌고 왔지만, 왜 우리보로스의 고리가 인간에게 깨우침을 주는 건지 탁하고 와닿지는 않았음
-전체적으로 평이 좋아던 글이었지만, 문맥이 매끄럽지 못했던 점과 오탈자 등이 아이디어를 망친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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