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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연

세종 아름고, 원주민 학생 비하 '공분'

교육과정 운영계획서에 "생활수준 낮고, 가정환경 불안"...지역 맘카페 커뮤니티서 논란 확산

2018-06-2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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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세종특별자치시 내에 있는 한 고등학교가 조치원 지역출신 학생과 이주민, 공무원 자녀들을 비교한 문건이 학교 홈페이지에 고스란히 공개된 게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지역적 차별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아름고등학교는 '2017년 교육과정 운영계획서'에 학생들의 생활태도를 원주민, 이주민, 공무원 자녀들로 비교해 게시했다.
 
이 문서에서 '생활수준 낮고 불안정한 가정환경의 구시가지(조치원) 학생들, 생활과 가정환경이 우세한 신시가지 학생들, 타시도 전입생 등의 세 그룹이 서로 다른 양상을 보임'이라고 학생들의 생활태도를 분석했다.
 
그러면서 '학생간 상호이해를 돕기 위해 배려와 이해심을 고취하는 인성교육 프로그램 강화'와 '더 나은 사람이 되자는 슬로건을 내세워 민주시민의 기본을 형성하고 자신의 삶의 주체로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도움'이라는 시사점 및 노력방안을 내놨다.
 
세종맘카페를 비롯한 각종 커뮤니티에는 지난 28일부터 이 문서가 퍼지며 지역민들의 자녀를 비하했다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최초로 글을  게시한 네티즌은 "학교에서 이런 고급진 단어를 구사하는 분의 얼굴이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다른 커뮤니티에서 한 유저는 "조치원 출신으로 매우 불쾌하고 이런 공문을 작성한 선생님의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조치원 출신은 생활수준이 낮고 불안정한 가정환경이라고 싸잡아버렸다"며 "이렇게 학생들의 그룹을 나눠버리며 얼마나 차별할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측은 이 문제가 불거지자 기존 게시물을 삭제하고 29일 오전 2018년 학교교육과정 운영계획이라는 이름의 파일을 게재했다.
 
이 파일에선 학생 생활태도를 '대부분 중상위권 가정으로 생활규정, 교사의 지도에 잘 따름'이라고 수정했다. 또 '중하위권 학생들이 일탈행동 잦음. 여러지역 학생들이 집합하여 학생들 사이의 문화적 차이가 큼'이라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시사점 및 노력방안이나 나머지 내용들이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학교 측 관계자는 "계속 회의 중"이라면서 "필요하면 연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교진 교육감도 자신의 sns에 사과하면서 여론 진화에 나섰다. 최 교육감은 문책 등의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지역사회에서 원주민 학생들의 수준에 대한 인식이 저하된 상황이어서 수습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세종의 아름고등학교에서 게시한 학교교육과정 운영계획. 아름고는 29일 이를 삭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세종=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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