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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영

야나두의 두 얼굴

야 (전화하면)너두 할 수 있어

2018-07-05 16:14

조회수 : 1,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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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영어회화에 대한 충격을 받았던 건 25살, 편입을 준비할 당시였다.

당시 공부를 위해 상겅해 대방동의 한 편입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던 나는 학원비 마련을 위해 주말마다 고향으로 내려가 농구교실을 운영했다. 규모 면에서 세계에서 꼽히는 광주 광천터미널에 도착해 출구를 나가던 중, 어느 외국인 노신사가 길을 알려달라며 말을 걸어왔다.
그래도 어려운 편입영어 준비한다고 나름 이상한 자신감에 차있던 나는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귀를 기울였지만 리스닝 파트도 없는 편입영어 한다고 회화가 될 턱이 있나.
서로 난감해하고 있을 때, 흔한 동네 누나처럼 생긴 사람이 휙 나타나더니 쏼라쏼라 해서 길을 알려줬다. 멋있었다.

얼마전에는 안양에서 동생과 만났을 때였다. 버스정류장까지 함께 걸어가던 중 어떤 외국인이 또 길을 물어왔다.
그동안 편입도 합격했고, 토익공부도 나름 한 덕인지. 똑똑하게 들렸다. 이어 머릿속에서 아는 단어끼리 맴돌고 있는 순간, 동생이 나서서 길을 알려줬다. 아는 단어의 조합이었다. 창피했다.

최근에는 생명보험협회의 세미나에 참석한 자리였다. 일본 생명보험협회 출신의 토요나리 사사키씨가 축사를 위해 마이크 앞에 섰다.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인 그는 몇마디 어색한 한국말로 분위기를 녹이다가 이어 일본어가 아닌 영어로 축사를 시작했다. How are you, I’m fine and you 처럼 중학교 수준의 발음과 쉬운 단어들이었지만 그는 거침없이 축사를 이어갔다. 순간 어느 학부모가 자식에게 했다는 말이 생각났다.

‘언어는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반드시 혀를 굴리고 원어민처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래서 항상 부러워하며, 언젠가는 하겠지 하고 미뤄뒀던 영어공부를 시작하기로 했다.

(여기서부터 본론)

학원 다닐 처지는 안되고, 주변 조언과 함께 고민을 하다가 정석이 형을 믿기로 했다. 나도 영어 해보자고 ‘야나두’ 홈페이지에 방문했다.

레벨테스트를 결과 최대 레벨 6에서 레벨 4가 나왔다. 할 만한데? 하는 내게 야나두는 3년간 기초반과 중급반, 게다가 덤으로 중국어도 배우라며 월 1만3000원대의 패키지를 권해줬다. ‘싸다!’라며 당장 결제하고자 들어가니 1만3000원은 3년간 나눴을 때 값이었고, 최대 10개월 무이자 할부로 월60만원대가 나왔다.

회화학원보다 싼 가격이지만 굳이 기초와 중급을 같이 하며 그 돈을 결제하자니 아깝고 부담스러웠다. 헬스장 1년 한꺼번에 끊고 후회할 것 같은 느낌? 돈낭비 하기는 싫고 그냥 중급이냐 초급이냐 들으려 하니 이번엔 40만원대로 내려갔다.

또다시 딜레마에 빠진다. 회화 공부는 처음이라고 초급부터 들었는데 너무 쉬워서 다시 중급도 들으면 80만원... 중급반 조건대로 토익 600은 넘으니 중급부터 들었는데, 이해 안되면 또 80만원...

고민을 거듭하던 중  상담 코너가 보여 상담신청을 남기자 한시간 후 전화가 왔다.

내 고민을 들은 상담사 그녀는 고민한 학생에게 상이라도 내리듯 금도끼(중급반)와 은도끼(초급반), 거기에 쇠도끼(중국어)까지 듣는 풀 패키지를 권했다.

‘이 양반아, 내가 여태까지 한 말을 뭘로 들은건데!’ 라는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기 전, 유선 할인이라는 제도가 있단다. 60만원대 풀패키지가 최대 무이자 12개월로 무이자 2개월 추가해서 37만원으로 할인해 줄 수 있단다. 믿기지 않아서 두번 듣고 녹음도 했다. 그리고 기꺼이 결제했다.

역시 상담사와 통화하면 숨겨진 무언가 나오는 건 대한민국의 특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튼, 시시하게 끝났지만 교재가 도착하는 하루 이틀 뒤면 나도 야나두 한다.  야나두, 고민하지 말고 전화해 산신령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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