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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이러려고 일한다⑤)제주 자리물회·흑돼지

2018-07-10 11:57

조회수 : 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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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마지막 날. 제주에 갔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당시 제주도지사 후보 일정을 쫓기 위해서였다. 
그의 인터뷰가 확정된 건 전날 밤. 육지인의 제주 입도 전날 설렘을 만끽할 새도 없다. 
그래도 손은 바쁘다.
후보의 동선과 내 마감 장소를 계산하고
인근 맛집 검색을 시작한다. 
제주 서귀포 대정읍.
이날은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공식 유세 첫날이었고
문 후보는 자신의 고향이자 도의원으로 정치인생을 연 곳이기도 한 대정읍을 
첫 유세장소로 선택했다. 
대정읍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게 뭘지 찾다보니
서귀포항 주변의 포구마을인 대정읍은 5월이면 자리돔 축제를 연다고 한다.
자리는 보리가 여무는 봄에 제일 맛이 좋은 것이라고도 한다.
오케이, 자리돔 먹기 미션.
오전 6시5분 제주행 비행기표를 끊었다. 어두운 새벽길 나오느라 몰랐는데
제주에 도착했더니, 세상에나 너무 춥다. 
동 틀 때 찍었다. 인천공항.
제주 도착.
공식유세가 시작된 5월31일.
문대림 후보 측 선거유세단.
들린 판넬에는 힘 있는 도지사가 돼 비행기삯 반값, 택배비 반값 해준다는 등의 공약을 썼다. 
 
오전 9시. 모슬포 중앙시장에 도착했는데
도착예정 시간이 한 시간 지나도록 후보가 안 나타난다. 
민심 취재도 할만큼 했다 싶어 가만 서있었더니 점점 더 추워진다.
그 모습 불쌍해 보였는지
조금 전 인터뷰에 응해 주신 과일가게 사장님이
'신품종 카라향' 여섯알을 쥐어주셨다.
짱맛.
휘리릭, 취재. 
그리고 기사(www.newstomato.com/ReadNews.aspx) 마감.
.
.
.
기사 마감을 위해 찾아간 커피숍 바로 앞이 밥집이다.
자리돔물회를 판다고 써있다.
가게 이름은 모르겠다.
자리물회 만원.
추워서 갈치국을 먹을까 고민하다
그래도 자리물회.
제주니까 한라산.
계란말이가 기본찬.
손바닥 만한 자리돔이
적어도 두마리는 들어간 것 같은데
아니 세마리?
맛이 좋다. 
적당히 새콤하고
적당히 달콤하고
자극적이지 않다.
국물 다 마시고도 물 안 찾았다.
자리돔 뼈는 아작아작 잘 씹힌다.
원래 좋아하는 물회고
많이 먹는 물회지만 맛있다.
(맛 표현 참 어렵다)
밥은 안 먹었다. 
밤 열두시 넘은 이시간. 너무 생각나는 맛이다.
서울 가기 전에 만날 사람이 있다.
서둘러 공항 가야하는데
버스 배차시간이 40분에 하나다.
한 시간여 탈 택시비를 부담하자니 아까워 안 되겠고
기다리면서 좀 걷는다.
대충 이런 모습만 보며 걸은 듯.
서울행 비행 시간을 한시간 반 앞두고 지난 기자협회 중국 출장서 만난
제주 후배를 만났다.
도착과 함께 고기 먹을 수 있게 미리 고기도 구워놓고
공항까지 데려다준 고마운 후배.
윤기 반짝, 흙돼지 오겹살.
익기 전 후배가 보내준 사진.
지방층이 많아야 맛있다. 
김치도 맛있고 통째 구운 새송이에선 즙이 팡팡.
사실 정치부 후배 최서윤이가 먹고 싶다 했던 흙돼지.
내가 대신 먹었다.
약올려주겠다 했는데
이제야 약올린다.
수다 떨 시간도 없이
먹다보니 비행기 탈 시간이다.
3년 전 당일 제주 출장에 이어 두 번짼데
그때도 그랬지만
역시나
당일 치기 제주는 아쉽다.
다음은 더 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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