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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준

근무시간 줄이면 '워라밸' 높아질까

문제는 조직문화다

2018-07-06 15:13

조회수 :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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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근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수주준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습니다. 그런데, 단지 근무시간 축소만으로 그렇게 될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붙습니다.

워라벨이 추구하는 건 곧 '삶의 만족도'입니다. 전문가들은 여가시간이 늘어난다고 만족도가 높아지는 게 아니라 직장에서도 일로서 보람을 느끼고 이게 여가시간으로까지 전이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윤정구 이화여대 교수는 "일과 여가를 대립된 것으로 취급하면 일에서 여가로, 여가에서 일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더 많이 소모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일에 지쳐서 퇴근하면 집에 와서 여가에 금방 몰입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윤 교수는 "삶이 일에 의해 분절되고 찢어져 있다면 아무리 제도적으로 완벽한 워라밸을 추구해도 시간과 자원만 낭비할 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근로시간 단축 그 자체보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라는 얘기입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6일 창립 64주년 기념식에서 직원들에게 "일하는 방식의 재점검 및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야근을 당연시 하는 문화를 버리고 정시 퇴근을 정착시키는 동시에 불필요한 업무를 버리고 효율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지난 2015년 9월 기자간담회에서 "기업들이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데 과학적으로 일해야 한다. 야근하고 주말근무 하던 것은 생산성을 높여서 하지 않도록 바꿔야 한다. 저녁 6시에 소등하면 과연 야근이 없어지겠는가"라고 말햤습니다.

동시에 "합리적으로 일하려면 지나친 상명하복이나 가부장적인 문화는 지양해야 한다”며 “조금 더 불편한 진실들을 구성원들 간에 소통하는 기업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인간관계가 곧 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주52시간 근로제 시행으로 수익이 낮아질 것에 대해 걱정을 합니다. 하지만 직원들이 더 즐겁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든다면 이전보다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최근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식 기업문화를 도입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해 볼 때입니다.

저녁이 있는 삶을 향한 첫걸음이 시작된 2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피트니스클럽에서 시민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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