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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준

전기차도 화재 가능성…관건은 배터리 안전성 확보

내연기관 차량 대비 안전성 높아…"100% 안심은 금물"

2018-08-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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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BMW 화재 사태로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가중되면서 대안으로 전기차가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도 내연기관 차량, 특히 디젤차와 비교하면 전기차의 화재 발생 위험성이 극히 낮아 안전하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전기차에서도 배터리 폭발 사고가 발생한 바 있어 100%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15일 관계당국 및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단 1건이다. 7월말 기준 내연기관 차량에서 총 2981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전기차 화재는 이달 1일 발생했다. 경상북도 경산시에서 주차돼 있던 아이오닉 일렉트릭에서 화재가 났다. 발화 원인을 놓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제조사인 현대차는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만 밝혔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화재 위험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와 구동 모터만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연료가 샐 염려는 물론, BMW 화재 원인 중 하나로 의심받고 있는 연소 찌꺼기(스케일)가 쌓이지도 않는다. BMW가 화재 원인으로 추정한 배출가스 저감장치(EGR)도 당연히 부착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전기차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폭발하거나 복잡한 전기 배선의 누전 등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내연기관 차량보다 진압도 어렵다. 사고시 차체에 고전압의 전류가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선 소방서에서는 별도의 전기차 화재 진압 교육을 실시 중이다. 전기차 설명서에도 "화재 신고시 전기차임을 알릴 것"을 안내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올해 3월 전기차의 대명사로 불리는 테슬라의 모델 X, 5월에는 모델 S가 연이어 폭발해 3명이 사망했다. 충돌 사고 직후 화염에 휩싸였으며, 배터리가 충격을 받으면서 폭발했을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배터리 발화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2016년에는 광주에서 르노삼성 전기차(SM3.Z.E)가 불에 탔다. 당시 배터리가 장착된 뒷좌석 쪽이 아닌 앞쪽 보닛에서 불이 붙었다는 점에서 전기장치 손상이 의심됐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의 연료인 리튬이온 배터리가 열에 취약한 점을 지적한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전자들이 좁은 셀 안에서 전해질을 통해 이동하는 구조로, 특히 전해질은 가연성 물질인 까닭에 고온에서 폭발 위험이 높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6년 발생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도 리튬이온 배터리의 과열이 원인이었다. 향후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 밀도를 더 높이면 현재보다 화재 위험도도 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등 차세대 친환경차 개발에만 속도를 내지 말고, 안전 확보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연기관 차량에서처럼 사고가 잇따를 경우 보급 확대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국내 전기차 보급량이 6만대 수준으로 2300만대에 달하는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극히 미미한 수준이어서, 사고 빈도를 놓고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리튬이온 배터리의 특성상 다양한 조건에서 발화 가능성이 있고 노후화 될 수록 위험도도 커지기 때문에 사고 발생시 충격을 덜 받는 위치에 배터리를 장착한다든지, 보호장치를 추가로 배치하는 등의 기술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배터리의 열을 제어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 답을 찾아나가고 있다. 한국지엠의 경우 볼트 EV를 개발하면서 기존과 다른 방식의 배터리 냉각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 VOLT와 스파크 EV는 배터리 셀 사이마다 냉각수가 지나가는 방식이었지만, 볼트 EV는 일종의 방열판인 '냉각 카트리지'를 사용한다. 회사 측은 "기존 방식은 차량 진동에 견디기 어렵고 냉각수를 컨트롤하기도 어려운 문제점이 있었다"며 "방열 성능을 갖춘 새로운 재료를 사용해 배터리 셀 외부에 커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노후화된 배터리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노후화된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준비 중으로, 올해 6월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핀란드 바르질라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아울러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 쏘울 EV의 재활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1MWh급 ESS 설비를 구축하는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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