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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이후…철거민은 '전과자'·경찰 지휘부는 '승승장구'

철거민 25명, 최고 징역 5년 선고…경찰간부 6명 전원 승진, 시장에 의원까지

2018-09-06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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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사망자 7명, 부상자 30명의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용산참사’ 사건 이후 농성에 참여했던 철거민 25명은 전과자가 됐지만, 당시 진압을 지시한 경찰 지휘부 인사들은 승진과 함께 승승장구했다. 경찰이 사건에 대한 진상파악과 후속조치를 전혀 안 했기 때문이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5일 '용산참사 사건 진상조사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찰담당관실이 회신한 자료에 따르면, 본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경찰청·서울청·용산서에서는 본 사건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감찰 조사를 실시한 사실이 없었다”고 밝혔다. 사망자만 철거민 6명, 경찰특공대원 1명 등 총 7명으로 커다란 피해가 발생했지만 경찰이 이 사건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를 별도로 하지 않았던 것이다.
'용산참사' 이후 경찰 현장 지휘부 인사 및 철거민들에 대한 형사처벌 현황. 자료/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참사 이후 철거민들과 경찰 지휘부의 상황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농성 진압 당시 경찰특공대와 물리적으로 부딪혔던 철거민 25명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죄 또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로 기소돼 적게는 징역1년6월 집행유예3년, 많게는 징역 5년까지 선고받았다.
 
그러나 진압을 지휘한 김석기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만 경찰청장에 내정됐다가 명예퇴직 했을 뿐,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를 받거나 징계를 처분 받은 경찰 간부는 없었다. 오히려 당시 지휘부에 속해있던 서울청 경비부장, 정보부장, 수사부장, 경찰청 홍보담당관,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경무관, 경찰청 대변인 등 총 6명은 그해 참사 발생 두달쯤 후 ‘심사승진’을 통해 승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상조사위는 “경찰의 인사담당자에 따르면, 이 6명의 ‘심사승진’은 2009년 3월9일 강희락 경찰청장 임명 직후 지휘부 정기인사에 따라 진행된 것이며, 경찰공무원법 6조에 따른 절차에 따라 대통령이 임용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들 모두는 최소한 지방경찰청장까지 임명됐다. 특히 이강덕 당시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경무관은 부산청장·경기청장·서울청장·해양경찰청장까지 거친 뒤 정계로 진출해 2014년 포항시장으로 당선된 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나마 명예퇴직으로 외견상 책임을 진 김 전 청장도 이후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는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와 주 오사카 총영사,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거쳐 2016년 20대 총선에서 경북 경주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당선돼 현재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있다.
 
당시 청와대로부터 ‘사건 은폐 여론조작’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박병국 경찰청 홍보담당관은 청문담당관으로 승진한 뒤 울산경찰청 차장을 거쳐 주중대사관 주재관으로 임명됐지만 뇌물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러나 박 전 담당관은 이후 2012년 10월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나기도 했다.
 
진상조사위는 이날 “경찰의 안전대책 미비 등으로 인해 진압작전 중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는데도 본 사건 발생 후 김석기 청장 등 경찰지휘부는 책임을 부인할 뿐만 아니라, 본 사건 이후 진상규명이나 그에 따른 후속 대처는 전혀 없었다”면서 “오히려 경찰은 진압작전실행이 정당하고 불가피한 공권력의 행사였음을 전국사이버수사요원 900명을 동원하는 등 일선 경찰들을 동원해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고자 했다”고 지적했다.
 
진상조사위는 “더군다나 경찰은, 사건 관련 수사 및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고 진압작전결과 대형인명피해로 인해 트라우마 등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경찰특공대원들이나 유가족 등 철거민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이 이 사건을 ‘도심테러’라고 규정하는 여론형성을 위해 사건 현장을 재현하고 당시 투입됐던 경찰특공대원들을 동원해 망루농성진압 훈련을 대테러훈련의 일환으로 실시하고 이를 언론에 홍보했다”고 비판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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