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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완전한 비핵화 이뤄지나

2018-09-07 15:41

조회수 : 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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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장 차이가 다시 좁아지는 형국입니다. 5일 김 위원장이 비핵화 관련한 구체적 ‘시점’을 트럼프의 첫 임기 종료 직전인 2020년 말로 상정하면서 다시 양국의 대화 물꼬가 트일 조짐입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완료 시점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되는데요. 향후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조기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다음 스텝’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습니다. 

(김정은과 트럼프. 사진/뉴시스)

1. 완전한 비핵화 시점 못박은 김정은

김정은 “트럼프 첫 임기내 비핵화”
(동아일보 읽어보기)

5일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단을 만난 김정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가 끝나기 전인 2020년 말까지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북-미 평화협정을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비핵화 완료 시점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 대통령의 특사단 대표였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김정은과 1시간 40분가량 면담한 자리에서 '2020년 12월까지는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소식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나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밝힌 김 위원장에게 감사하다. 우리는 함께 (비핵화를) 이뤄낼 것(get it done)"이라면서 향후 긍정적인 대화 발전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전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와 김정은. 사진/뉴시스)

2. 시점 뒤에는 있는 명확한 조건 

김정은-트럼프 '간접대화'로 교감…비핵화협상 돌파구 열리나(종합)
(연합뉴스 기사 읽어보기)

'간접 대화' 형식으로 만났지만, 그동안 교착 상태에 놓였던 북미 비핵화 협상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란 분석은 우세합니다. 북미 협상을 성공적으로 끌어가기 위한 양측의 의지 재확인 이란 점에선데요.

하지만 시점 뒤에 붙인 명확한 조건들은 해결해야 할 문제들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을 북한의 선제적 조치로 규정하면서 미국 역시 상응하는 '종전선언' 조치를 이어가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는데요. 한미동맹이 약화된다거나 주한미군을 철수해야한다거나 하는 우려가 종전선언과는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까지 건넸다고도 합니다. 

또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폭파 및 서해 발사장 해체 등을 '선제적 조치'로 거론하면서 이에 대한 상응 조치가 이뤄지면 더욱 적극적인 조치들을 계속해 나가겠다며 '단계적이며 동시적인' 행동 원칙도 분명히 했습니다. 

다만 김위원장이 언급한 '선제적 조치', 그를 잇는 '상응조치'의 구도는 FFVD를 강조하고 있는 미국과의 입장차를 다시 확인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FFVD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라는 뜻으로, 미국 국무부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3차 방북(2018년 7월)에 앞서 제시한 개념입니다. 

기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강조해왔으나 FFVD에선 북한 비핵화 ‘검증’에 더 큰 방점을 찍은 용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건넨 '조건'을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 향후 비핵화 협상의 방향이 가늠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입니다.

(조간신문 1면 보도. 사진/뉴시스)

3.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미국 내부

이 소식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총괄해온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한 미국 내부는 일단 신중한 입장입니다.

인도를 방문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협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말을 계속 아끼며 "할 일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오는 10∼15일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취임 후 첫 동북아를 방문하는 스티브 비건 신임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일정을 이날 발표하면서 비건 특별대표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FFVD'를 강조했습니다. 

미국 상원 의원들은 북한의 진정성에 여전히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말과 일치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보인 적이 없어 이전 약속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신임 상원 군사위원장인 제임스 인호프 공화당 상원의원은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 비핵화’라는 비핵화 시간표를 언급한 것은 비핵화 진정성에 매우 모순되는 행동이라며, 북한의 의도를 경계했습니다.

미 상원의원들 "김정은 ‘비핵화 시간표’ 언급은 모순…말보다 행동 보여야”
(VOA 기사 읽어보기)

(북미정상회담. 사진/뉴시스)

4. 빨라진 한반도 시계, 무거워진 운전대

이번 특사단 파견의 경우도 미국에서 '수석 협상가'가 되달라는 제안을 먼저 했듯, 정부의 운전대가 앞으로도 무거워질 전망입니다.

우선 오는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북미간 절충점 조율을 모색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며 여기서 우리 정부의 중재 역할이 중요하단 시각이 우세합니다. 

김정은-트럼프, 文대통령에 중재역할 '한목소리'…빨라지는 한반도 시계
(뉴시스 기사 읽기)

정 실장은 내주 미국으로 건너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4차 방북 재추진을 위한 설득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일 미국이 호의적으로 나올경우, 북미 협상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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