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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집단 식중독' 누구의 잘못인가

2018-09-07 16:09

조회수 : 1,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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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으로 나온 케이크를 먹고 식중독 증세를 보이는 의심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급식 문제로 전국적인 대규모 식중독이 발생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주목되고 있습니다.

7일 기준 의심 환자가 1500여명 정도에 달하고 있다 하는데, 부산 등 6개 지역 28개 학교서 들어온 신고를 기준으로 된 집계입니다.

문제의 케이크는 식품제조가공업체인 ‘더블유원에프엔비’가 만든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으로, 여기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이 나왔다고 합니다. 아직 사태의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는 조사가 다 이뤄진 것은 아니나 이를 유발한 정황들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당 초코케이크를 급식한 중, 고교에선 설사와 복통, 구토 등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또 해당 초코케이크의 납품을 인증한 식약처의 식품 안전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는데요. 이와 관련해 나오고 있는 소식들을 정리해 봅니다.

1. '케이크 식중독'이 왠 말이냐

‘급식 케이크 식중독’ 1592명 의심증세
(동아일보 기사 읽어보기)

문제가 된 케이크는 영하 18도 이하에서 유통해야 하는 냉동 제품으로, 해동 후 가열하지 않고 섭취하는 식품이라고 합니다. 식품제조가공업체인 더블유원에프엔비가 만든 제품이며 풀무원 계열 식자재 납품업체인 풀무원푸드머스가 각 학교로 유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식약처가 확인한 유통 규모는 지난달부터 이달 5일까지 총 6211박스(5589kg)로, 납품받은 학교는 전국 152곳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미 식중독 환자가 나온 28개 학교를 제외하고도 같은 케이크를 급식한 학교가 124곳에 이르는 만큼 추가 환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2.식중독 주 원인은 '살모넬라균'

부산 초코케이크 집단 식중독 원인균으로 살모넬라 확인
(연합뉴스 기사 읽어보기)

학생들의 식중독 주원인이 명확히 밝혀진 건 아니나 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들, 케이크 모두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고 합니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항원형C의 살모넬라균'이라 하는데요. 여기에는 10개 이상의 아형이 있어 정확한 원인균을 밝히려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사진/뉴시스)

3.'살모넬라균'이 어떻게 발생했을까

케이크 집단 식중독 의심 환자 급증
(YTN 기사 읽어보기)

조사가 진행 중인 현재로선 '살모넬라균'이 발생한 정황에 대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케이크 주재료 가운데 하나인 '달걀 액'이 비교적 상하기가 쉬워 이게 원인이 됐을 거라는 분석이 현재로써는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 있는 급식 관계자는 "해당 제품이 비닐로 포장돼 냉동 유통되는 제품이어서 유통 과정에 큰 문제가 없다고 가정한다면 포장 이전 그러니까 제조 과정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같은 공장에서 제조된 제품을 먹고도 어떤 학교에서는 의심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곳도 있어 유통 과정이 달라서 생긴 문제로 볼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합니다.

4. 유통업체 발빠르게 사과

풀무원푸드머스, '케이크 급식' 식중독 사과…"종합 대책 마련"
(연합뉴스 기사 읽어보기)

논란이 커지자 유통업체인 풀무원푸드머스는 재빠르게 사과했습니다. 유통 중인 제품을 자진 회수하고 판매 중단 조치를 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이에 학교 169곳, 유치원 2곳, 푸드머스 사업장 12곳, 지역아동센터 1곳으로 총 184곳에 유통된 해당 식품이 자진회수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이번 일과 관련된 종합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합니다.

(식중독 문제로 아픔을 호소하는 어린이들. 사진/뉴시스)

5.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문제, 처음이 아니다

케이크 식중독 확산에 "HACCP 실효성 있나?"
(머니투데이 기사 읽어보기)

하지만 이는 단일한 업체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지적이 더 거셉니다. 식약처의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운영상 허점에 대한 비판과 지적을 하는 게 더 타당하다는 얘기입니다.

한국은 지난 1995년 식품위생법에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조항을 신설하고 위험도가 큰 품목부터 의무적용을 해왔습니다. HACCP은 먹을거리 위해 가능성을 예측한 뒤 필수적으로 관리하는 일련의 작업입니다. 해썹 인증은 곧 정부가 식품 안전성을 담보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겁니다.

현재 식품 분야에 빵, 초콜릿, 잼, 음료, 어묵, 두부, 김치 등 16개 품목, 축산물 분야 6개 업종이 HACCP 의무적용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용 대상이 폭넓어지고 일반화되면서 인증 부여 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 합니다. 

2015∼2017년에도 해썹 인증업체 중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업체가 717곳이나 적발됐다고 합니다. 지난해 ‘살충제 잔류 계란’ 파동 때도 살충제를 사용한 산란계 농장의 59%가 해썹 인증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고, 이에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재차 증폭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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