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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록

마늘주사 쇼크사, '병원 내 집단감염' 이대로 괜찮나

2018-09-19 08:59

조회수 :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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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서울 양천구 D의원, 원주 H 정형외과·제천 Y 의원, 2017년 서울 H 의원.

병원 내 C형 및 B형 간염 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일어났던 병원 목록입니다.

2018년 올해는 5월 강남 피부과 프로포폴 '집단 패혈증' 사건에 이어, 최근 인천 마늘주사 패혈증 쇼크사까지 이어졌습니다.

보건당국에 구멍이 뚫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매년 연이어 터지고 있는 병원 내 감염관리와 관련된 사건과 문제점, 예방책 등을 짚어봤습니다.


1. '마늘주사' 패혈증 쇼크, 결국 사망으로까지


사진/SBS뉴스 보도 화면

‘마늘주사’ 투여 후 60대 사망…경찰, 병원 수사 착수
(브릿지경제 기사 읽어보기)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한 의원에서 이른바 ‘마늘주사’로 알려진 수액주사를 맞은 뒤 패혈증 쇼크 의심 증상을 보인 환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달 3일 일명 ‘마늘주사’로 불리는 수액주사를 맞은 A씨와 B씨 등 60대 여성 2명 중 A씨는 나흘만인 지난 7일 오후 5시 9분께 패혈증 쇼크 의심 증상을 보이며 숨지고, B씨는 인천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현재까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인데요.

이들은 세균성 패혈증이 의심됐으며, 혈액배양검사에서 ‘세라티아 마르세센스’(Serratia marcescens)가 검출됐습니다.
세라티아 마르세센스는 그람 음성균으로 세면대, 화장실 파이프, 샤워기, 시멘트 바닥 등 일상적인 환경에서 존재하는 균입니다.

2.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OO주사'


사진/픽사베이

마늘주사 맞고 중태‥'OO주사' 관리 사각지대 여전
(메디파나뉴스 기사 읽어보기)

안정성과 효과성이 입증되지 않은 '마늘주사', '백옥주사', '우유주사' 등 건강·미용 증진 'OO주사'에 대한 문제 제기는 그간 꾸준히 제기되었지만, 의료계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OO주사'가 결국 사단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이 맞은 '마늘주사'는 일종의 푸르셀티아민 주사로 피로 해소나, 피부를 좋게 만든다고 알려졌지만 효능은 입증된 바 없습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급여 'OO주사'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 2016년에는 서울 양천구 D 의원, 강원도 원주 H 의원 등에서 미용·건강 목적의 'OO주사'를 처방하고 주사하는 과정에서 집단 C형간염을 일으켜 충격을 줬는데요.
 
이들 의원에서 발생한 집단 C형간염은 'OO주사'를 제조하기 위해 각종 영양제 성분을 혼합하는 과정과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관행으로 인해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안전 불감증에 가까운 의식도 문제


올해 5월7일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미용시술을 받은 환자 20명이 집단으로 패혈증 증상을 보이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 과학수사대가 조사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집단 패혈증’ 의심 피부과, 연휴 대목에 프로포폴 사흘 전 개봉해 준비
(KBS뉴스 기사 읽어보기)

앞서 올해 5월7일 시술 환자 20명이 '집단 패혈증' 증상을 보인 서울 강남구의 피부과가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을 시술 사흘 전 미리 개봉해 보관했던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이유를 알아보니 연휴 대목 환자가 몰릴 것에 대비하려는 목적이었습니다.

프로포폴은 섭씨 5도에서 25도 사이 상온에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단 개봉하면 오염될 가능성이 높아 즉시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병원에서 사용된 프로포폴이 투입된 주사기는 효율적인 '돈벌이' 수단으로써 냉장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고장 난 냉장고에서 3일 간 상온에 보관됐습니다.

4. 병원 내 감염 예방책은?

집단 패혈증 고개드는 '규제' 醫 "처벌만 능사 아냐"
(메디파나뉴스 기사 읽어보기)

프로포폴 '집단 패혈증' 사건과 관련해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은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슨 문제가 발생하면 처음에는 당연히 먼저 규제와 벌칙조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며 "만약 이런 방법들로 해결이 가능하다면 당장이라도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감염관리 문제는 규제나 제재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예를 들어 공공기관이나 사기업에서 몇 명의 직원이 근무시간에 개인적 일탈을 한다고 해서 전 부서에서 CCTV를 설치하고 감시부서를 만들어 직원들을 응징하는 것은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방 상근부회장은 "의료기관이 감염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안전한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한 재원 지원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연례행사처럼 치러지는 병원 내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의료인의 의식 개선과 더불어 안전한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한 재원 지반이 수반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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