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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나

건조기 시장 급성장…LG 아성에 너도나도 도전장

2018-09-1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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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미세먼지와 황사 등 환경오염 이슈로 인해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건조기 시장에 특화된 성능을 내세운 업체들이 속속들이 진입하며 LG전자의 독주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후발 업체들의 공세에 LG전자는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위협이 되기 보다는 '파이' 자체가 커진다는 관점에서다.
 
14kg 대용량 LG 트롬 건조기. 사진/LG전자

가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조기 시장은 올해 150만대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014년 5만대 대비 4년만에 30배나 성장한 수치다. 전자랜드프라이스킹 관계자는 "올해 8월까지의 건조기 판매량이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뛰어 넘었다"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222% 증가했다"고 전했다.

건조기 시장은 지난 2016년 LG전자가 국내 최초로 '전기히트펌프식' 건조기를 출시하며 확대되기 시작했다. 당시 가스식 건조기가 시중에 나와 있었지만 효율이 낮고 전기료 부담이 커서 수요가 많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히트펌프식 건조기를 출시한 LG전자는 지난해까지 국내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사실상 시장을 독점해 왔다.

지난해 3월 시장에 처음 진입한 삼성전자는 '대용량'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 20%를 확보했다. 이후 대우전자와 SK매직, 위닉스 등 중견 업체들도 각개 전략으로 출사표를 내고 있다. 지난 10일 위닉스는 면소재·울·실크·아웃도어 의류 등 옷감 종류에 따라 건조통의 움직임을 조절해 손상을 최소화하는 ‘텀블건조기’를 공식 출시했다. 텀블건조기는 일렉트로룩스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아에게(AEG)와 협력을 통해 개발됐다. 앞선 지난 6월에는 SK매직이 살균기능이 강화된 히트펌프 건조기를 내놨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대비 저렴한 가격대와 렌탈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이 강점이다. 또 1월 클라쎄 히트펌프 건조기를 출시한 대우전자는 최근 1인 가구를 겨냥한 3kg대의 미니건조기를 출시하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나가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전자 측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전략으로 진입하는 후발업체들의 등장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건조기 제품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구매 자체를 늘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시장이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전자의 '70% 점유율'의 아성은 최근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지만, 시장의 성장과 함께 판매량은 전년 대비 2배(상반기 기준) 증가하는 등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시장에서 가장 먼저 관련 기술을 확보한 만큼, 독보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100% 히트펌프 방식에 다양한 제품군과 브랜드 파워를 가진 업체는 LG전자가 유일하다"며 "본질적인 기능에 충실하고 시장의 니즈를 반영해 제품을 계속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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