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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미국행에 '검투사' 김종훈 동행…관세 해결에 사활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등 만나…현지투자·고용확대 제시 가능성도

2018-09-1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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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의 미국행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주도했던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본부장은 지난 7월 현대차 비상근 특별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17일 현대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정 수석부회장은 전날 김 전 본부장 등과 함께 회사 전용기를 이용해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방미 기간 동안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등 미 행정부와 의회 고위 인사들을 만난다. 미국 현지법인을 찾아 사업 현황과 대책을 논의하며, 현대차가 투자했던 미국 스타트업들과의 미팅도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로스 장관과 만나 현대·기아차에 대한 관세 폭탄의 부당성을 알리는데 주력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에서 판매되는 수입차에 대해 최대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려 하고 있다. 미국 통상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수입차와 수입차부품에 최대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3조5000억원 규모의 세금 폭탄을 맞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후폭풍은 자동차 부품업계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수석부회장은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국 수입차 관세부과 사안 해결을 위해 지난 16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사진/뉴시스
 
정 수석부회장은 시급한 관세 해결을 위해 3차 남북정상회담 동행도 마다했다. 대신 청와대에 사정을 알려 양해를 구했다. 미국과의 담판을 위해 김 전 본부장의 대미 통상 협상 경험과 현지 인맥 등도 총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본부장은 한미 FTA 협상 수석대표 시절 쌀 시장 개방을 문제 삼는 미국 측 요구를 미국 조선업과 해운업의 외부 경쟁을 막는 이른바 '존스 법'(Jones Act) 철폐 카드로 되받아치는 등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때마다 미국 측이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을 제시해 한국의 이익을 극대화 시켰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당시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로부터 '검투사'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이 같은 인연은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7월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 당시 정진행 사장이 현지로 날아가 자사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번에는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나선 만큼 현지 투자와 고용 확대 등 새로운 협상카드를 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는 지난 7월1일 미 상무부에 제출한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차 안보영향 조사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미국에 현재까지 83억달러를 투자했다고 기술했다. 아울러 지난 5월에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 설비증설을 위해 3억8800만달러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김 전 본부장은 정 수석부회장을 도와 현대차의 노력이 미국 경제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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