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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나

LG전자, 로봇 사업 '협력'으로 판 키운다

'오픈이노베이션' 기반으로 개방형 생태계 구축

2018-10-0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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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LG전자가 미래성장동력의 주축으로 꼽은 로봇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총 960억원대의 자금을 투입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8종의 상업 로봇을 공개한 데 이어 시범 제품도 하나둘씩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앞선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외연을 확장해 가고 있다.

LG전자는 1일 서비스로봇 솔루션업체 로보티즈와 자율주행모듈 개발에 협력한다고 밝혔다. 자율주행모듈은 이동로봇에 사용되는 핵심 구동 모듈로, LG전자는 지능형 내비게이션 기술을 적용해 소프트웨어를, 로보티즈는 구동부, 모터제어기 등의 하드웨어를 개발한다.
 

로보티즈는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동력구동장치인 ‘엑추에이터’를 독자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으로, 하드웨어를 넘어서 모듈관리 프로그램, 로봇구동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독자적인 역량을 구축해 왔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90억원을 투자해 로보티즈의 지분 10.12%를 취득한 바 있다.

같은해 5월에는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SG로보틱스에 30억원을 투자해 지분 15%를 취득하고 기술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8 현장에서는 양사 협력으로 만든 하체 근력 지원 웨어러블 로봇 '클로이 수트봇'을 선보여 산업과 의료 분야에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선보였다.

올 3월에는 로봇 감성인식 분야 스타트업 아크릴에 10억원, 5월에는 미국 로봇개발업체 보사노바로보틱스에 약 33억원(300만 달러)을 투자했다. 7월에는 산업용 로봇제조기업 로보스타의 지분 30%에 해당하는 800억원을 투입해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LG전자는 로봇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강조한다. 지난달에는 서초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2018 클로이(CLOi) 플랫폼 개발자의 날’을 진행하고, '클로이 플랫폼’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로봇 기술 등을 개발자 500여명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클로이 소프트웨어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선정해 2개월간 개발을 지원하는 공모전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앞으로도 이같은 개방형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는 한편, 조직 강화와 인력 충원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로봇선행연구소를 신설하며 조직을 정비했다. 개별 사업본부를 넘어 전사 차원에서 로봇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H&A사업본부에서는 공공서비스용 로봇 R&D 파트에 자율주행 물류로봇, 로봇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충원하는 등 관련 인재 모시기에도 적극적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그동안 7개의 업체와 M&A(인수합병)하거나 협업해 왔는데, 앞으로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더 활발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 말 인사에서도 인력이나 조직이 보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LG전자의 로봇 포트롤리오는 가정용, 공공·상업용, 산업용, 웨어러블 등 4개의 축으로 전개되고 있다. LG전자가 지금까지 공개한 클로이 로봇은 ▲클로이 홈 ▲클로이 안내로봇 ▲클로이 청소로봇 ▲클로이 잔디깎이로봇 ▲클로이 서브봇 ▲클로이 포터봇 ▲클로이 카트봇 ▲클로이 수트봇 등 총 8종이다. 이 중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은 인천공항에, 클로이 홈은 파리바게트에 투입돼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협력을 추진한 SG로보틱스, 로보티즈와는 가시화된 성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투자를 진행한 다른 기업들과도 그 기업이 가진 강점과 LG전자가 원하는 방향성이 맞아 떨어지는 아이템을 찾아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도 오픈이노베이션을 기반으로 로봇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기조에 따라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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