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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나

(현장+)양판점 코리아세일페스타 가보니…“올레드TV 잘 팔리네”

올레드TV 인터넷 최저가 보다도 저렴

2018-10-0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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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올레드TV 55형(인치)은 15일 정도 기다리셔야 됩니다"

올해로 3년째를 맞은 '코리아세일페스타'가 가전 판매점과 백화점, 대형 마트 등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국내 최대 쇼핑관광축제'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고 있는 있지만 할인폭과 품목이 기대 만큼 크지 않아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들한 모습이다. 다만 가전 제품 중 '올레드 TV' 만큼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용산 전자랜드에 위치한 LG베스트샵에 OLED TV가 진열돼 있다. 사진/권안나 기자

코리아세일페스타가 한창인 2일 서울 시내에 위치한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 전자제품 대형 판매점 몇군데에 들렀다. 매장 직원에게 "코리아세일페스타 할인 품목 중 괜찮은 제품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대부분 '올레드TV' 를 빼놓지 않고 추천했다. 평소 올레드TV가 비싸서 사지 못했던 고객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LG전자의 올레드TV는 백라이트 없이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 현존하는 TV 중 가장 자연에 가까운 색감을 표현해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평소 판매가가 경쟁 제품인 삼성전자의 QLED TV 대비 100만원 가까이 비싸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측면이 있었는데, 코리아세일페스타에서 할인폭이 커지면서 QLED TV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

올레드TV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화면 크기는 55형이다. 기존 모델의 가격은 360만원선이지만 코리아세일페스타 전용 모델로 나온 제품은 전자랜드에서 219만원에 할인 판매되고 있다. 삼성·신한·국민·하나카드 등 제휴카드로 결제할 경우 30만원의 현금 캐쉬백을 받을 수 있어, 실구매가는 189만원이다. 인공지능 씽큐가 구현돼 있으며, 사운드는 20W(와트)로 출력된다. 동일 모델의 경우 롯데하이마트에서는 이미 완판됐다. 화질은 동일하지만 돌비애트모스 사운드 시스템(30W)이 장착된 상위 모델(55형)의 경우 롯데하이마트에서 220만원에 할인 판매되고 있으며 현대·롯데카드 등 제휴카드로 결제하면 20만원을 현금으로 돌려받아 200만원에 실구매 할 수 있다. 다만 배송이 밀려 15일에서 20일 정도 기다려야 된다는 게 롯데하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55형 QLED TV의 경우 구형TV를 반납하는 조건으로 현금 캐쉬백 등을 포함하면 작년 6시리즈 모델을 179만원에 할인 판매하고 있다.

출고가 560만원인 65형 올레드TV의 경우 롯데하이마트에서 39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출고가 464만원인 65형 QLED TV는 구형TV 반납 시 현금 캐쉬백 등을 포함해 36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영등포구에 위치한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올레드TV를 평소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인터넷 최저가가 480만원에 올라와 있는데 이 가격에 판매된다는 게 말이 안된다"며 "우리집에 TV가 없었으면 나도 하나 구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넷 최저가를 확인한 결과, 국내 판매처 기준으로는 480만원이 맞지만 미국 직구(현지 직접 구매)로는 더 저렴한 가격이 올라와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올레드TV를 구매하러 온 최 모씨(42·남)는 "올레드TV가 이번에 세일이 많이 들어간다고 해서 사러왔다"며 "직구 제품은 구매 과정이 복잡하고 국내에서 사용안되는 기능도 있어서 이 가격에 국내에서 구매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서 왔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구매한 제품의 경우 초고화질 지상파 방송이 제한되고 파손시 교환·환불 등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국내 최저가로 판매되는 이번 행사를 활용하는 게 현명하다는 설명이다. 
 
롯데하이마트의 외부 유리벽 오른쪽 면에 '사는게 즐거워진다'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색 코리아세일페스타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권안나기자

한편 서울 시내 대형 가전 판매점들에는 평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코리아세일페스타 특수'라고 할 만한 광경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내 최대 쇼핑 축제'라는 명성에 걸맞은 거대한 현수막 조차도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롯데하이마트에는 혼수 시기에 맞춘 '웨딩페어'를 강조하는 현수막이 크게 걸려있는 가 하면, 전자랜드에는 별도로 진행하는 '가을정기세일'을 알리는 문구가 더욱 크게 강조돼 있었다. 매장을 구경하고 있는 손님 수만 봐도 축제의 현장이라고 하기에는 현저히 적었다.

업계에서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표방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의 광군제와는 성격이 다른 행사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는다. 직매입으로 인해 재고가 쌓여있는 연말 '떨이'의 개념으로 50~80%의 큰 폭의 할인행사가 진행되는 블랙프라이데이와 달리, 국내에는 가격 결정권이 없는 유통 업체들을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되면서 파격적인 가격 할인을 기대하기 어렵다. 거기다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들어간 정부 예산은 총 34억5000만원으로 지난해의 67%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마저도 개막식 아이돌 그룹 초청 행사 등 기획홍보 예산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21억5000만원이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활성화 등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행사라고 하면서 정부에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심지어 몇 차례 관련 미팅이 진행됐던 과거와 달리 올해에는 서면으로만 모든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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