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권익도

망치 춤추며 10만 팬 속으로 걸어 간 H.O.T.

2018-10-15 16:54

조회수 : 1,279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지난 주말 1세대 아이돌의 콘서트가 잠실 일대에서 동시에 열렸습니다. 그룹 H.O.T.와 젝스키스가 각각 13~14일 이틀간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과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렸는데, 이틀간 각각 약 10만명, 3만명에 달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습니다.

특히 17년 만에 콘서트를 연 H.O.T.는 하루 5만명의 관객을 운집할 정도로 규모가 컸습니다. 팬들은 90년대로 돌아간 것처럼 하얀 옷을 입고 하얀 응원봉을 들며 줄을 지어 섰습니다. 이제는 30대 중후반에 이른 이들이 다수였지만 아이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모습은 세월이 흐른 흔적을 여실히 말해주는 듯 했습니다.

2001년 2월27일 잠실 주경기장에서 공연을 펼쳤던 그룹은 같은해 5월13일 해체 수순을 밟았고, 그렇게 17년이 지난 후 같은 자리에서 팬들을 만났습니다. 이번 콘서트의 현장상황부터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를 모아봤습니다.

1. '토토가'부터 일렁 거린 '하얀 물결'

"고마워요 '무도'"…'토토가3' H.O.T., 2500팬과 울고 웃었다

90년대 톱 보이그룹 H.O.T.가 5인 완전체로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토토가3' 콘서트 무대에 섰다. 22년 전 데뷔 무대로 돌아간 듯한 다섯 명의 멤버들은 2500명의 팬과 함께 울고 웃으며 전성기 시절의 그 시간을 되돌렸다. 

H.O.T.는 '전사의 후예'를 시작으로 히트곡 퍼레이드를 이어갔고, 10여 곡의 무대를 소화하며 전성기 시절 그 이상의 무대를 펼쳤다. '무한도전' 제작진의 배려로 공식적인 녹화 외에 H.O.T. 멤버들이 팬들과 함께 눈과 눈을 마주치며 마음껏 나래를 펼치는 시간이 주어지기도 했다. 

=올해 2월 MBC '무한도전'에 나오면서 H.O.T.의 재결합은 이슈가 됐었습니다. 올림픽홀에서 2500명과 함께 진행한 이 무대는 17년 사실상의 해체 후 처음으로 갖는 무대였기에 굉장한 관심을 끌었는데요. 당시 팬들은 17년으로 돌아간 듯 목놓아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추면서 다시 무대에 서준 멤버들을 향해 '하얀 물결'로 보답했습니다. 17년 만에 H.O.T.를 소환한 덕에 무한도전은 토토가 방영 중 시청률이 15.8%까지 올라가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무한도전 토토가 포스터. 사진/MBC 무한도전

2. '예능 NO, 인터뷰 NO' 콘서트 올인의 이유

H.O.T. 단독 콘서트만 올인… 예능 NO, 인터뷰 NO
 
H.O.T.는 오는 10월 13일과 14일 양일간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2001년 이후 17년 만에 여는 H.O.T.의 대규모 공연이다. 앞서 지난 2월 H.O.T.는 MBC '무한도전- 토토가3' 특집에서 다시 뭉쳐 공연했다. 당시 공연장 대관부터 멤버들이 다시 모여 공연을 개최할 수 있도록 뜻을 한데 모으는 역할을 모두 '무한도전' 제작진이 했다. 하지만 이번엔 멤버들이 모든 것을 맡아서 직접 기획하고 준비하는 만큼 공연 준비에만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8월 이들이 17년 만에 잠실 주경기장에서 단독 공연을 한다고 하니 이들을 향한 팬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과거처럼 이들은 예능이나 인터뷰 출연은 고사하고 공연에만 '올인'하겠다는 뜻을 비쳐왔습니다. 공연 스케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한달 전 진행된 티켓 예매는 시작하자마자 매진, 이후 티켓가가 몇 배를 훌쩍 뛰어 거래되면서 주최 측이 이에 대한 추가 대응 조치를 취하는 사례도 나타났습니다.
 
H.O.T. 무대 모습. 사진/PRM

3. 17년 만에 10만 팬들과 지킨 약속

(리뷰)17년 만의 ‘하얀 물결’…10만 팬과 ‘맹세’ 지킨 H.O.T.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1세대 아이돌 H.O.T.의 ‘2018 포에버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스 (2018 Forever High-five Of Teenagers)’ 콘서트. 공연 중반부 90년대 이들이 꿈꾼 ‘맹세’가 울려 퍼지자 슬픔과 환희로 뒤범벅된 ‘하얀 물결’이 거대하게 일렁이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하루 5만명씩 총 10만명이 들어선 서울 잠실주경기장은 말 그대로 '하얀 물결' 세상이었습니다. 'Club H.O.T.'라 적힌 하얀 우비를 입은 팬들은 형광봉을 흔들며 약속을 지켜준 멤버들에 눈물과 함성으로 화답했습니다. 

이날 취재 차 공연장을 갔는데 1,2층부터 3층 꼭대기, 그리고 사이사이에 비치된 사석까지 모든 좌석이 가득 찰 정도의 압도적인 규모에 실감이 났습니다. 공연을 기다리는 팬들의 떼창이 시작되면 시간이 마치 1990년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 마저 났습니다.

망치 춤이나 진공 춤, 카레이서 춤 등을 선보이는 멤버들의 안무, 노래에 맞춰 그 시절 그때의 응원가를 그대로 재현해내는 팬들, 경기장 전체를 일렁거리는 하얀 응원봉 모두 장관이었습니다. 그들이 청년 시절 쓴 '우리들의 맹세'란 곡 내용처럼 17년 만에 팬들과 지킨 약속은 막내 이재원의 말처럼 그들 만의 '새 페이지'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들의 맹세'를 부르는 H.O.T. 모습. 사진/RPM

4.H.O.T. 콘서트에 'H.O.T'는 없었지만

[문득,궁금]17년만에 열리는 H.O.T. 콘서트에 'H.O.T'가 없는 까닭
 
‘2018 Forever High-five Of Teenagers Concert’

1세대 아이돌그룹 H.O.T.의 콘서트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 주경기장에 홍보 현수막이 나부꼈다. H.O.T.는 오는 13~14일 이곳에서 17년만의 재결합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현수막에는 ‘H.O.T.’ 대신에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High-five Of Teenagers)’라는 영어 문구가 적혀 있다.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는 ‘10대들의 승리’라는 뜻으로, 그룹 ‘H.O.T.’는 이 말의 영어 앞 글자를 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보다 ‘H.O.T.’라는 말에 더 친숙하다. 그런데 17년만의 재결합 콘서트에서 H.O.T.는 ‘H.O.T.’를 쓰지 못했다. 왜 그럴까.

=현재 아이돌 그룹의 상표권 대부분은 기획사에서 등록하고 소유하지만, H.O.T. 데뷔 당시는 상표권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따라서 SM엔터테인먼트에 몸담았던 연예기획자 김경욱 씽엔터테인먼트 대표 개인 소유로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고, 만료일은 2028년 6월2일까지라 합니다. 

이번 콘서트를 앞두고도 김 대표와 공연 주최사의 갈등이 이어졌는데, 김 대표의 높은 상표 사용료 요구에 이번 콘서트에서 주최 측은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란 명칭을 쓸 수밖에 없었다 합니다. 

공연장에서 멤버들은 이 같은 상황에  "우리가 누구죠?"라고 물으며 'H.O.T.'란 답을 관객들로부터 유도할 수 밖에 없는 해프닝도 벌어졌는데요. 그럼에도 관객들과 추억을 공유하기에는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H.O.T. 무대 모습. 사진/PRM

5.각자 길 걸어온 H.O.T.…재결합 가능성은 있었다

(리뷰)17년 만의 ‘하얀 물결’…10만 팬과 ‘맹세’ 지킨 H.O.T.

토니는 ‘뉴송’이라 소개한 ‘HOT Knight’을 부르면서 “어떻게 하다 보니 오늘 제 신곡이 나오게 됐다. 5명의 신곡이 나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 날이 오는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고 말해 재결합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공연장에서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멤버들의 멘트에서 어느정도의 '힌트' 정도는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함께 만드는 곡을 발매하거나 공연 활동을 할 수도 있으리라는 암시 정도 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앞으로는 새로운 명으로 활동하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김 대표가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란 상표권도 특허청에 출원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공연이나 방송활동을 재개하려면 새로운 이름을 고려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 권익도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