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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킹, 국내 뮤지컬 판도 바꾸나

2018-10-2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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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라이온킹이 브로드웨이 초연 20주년을 기념해 한국에 옵니다. 내년 1월10일을 시작으로 3월 말까지 대구와 서울, 부산에서 3개월의 대장정을 이어가게 되는데, 벌써부터 주요 좌석의 티켓이 동나는 등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 뮤지컬 라이온킹 들어온 건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06년 라이온킹의 유일한 아시아 판권을 가진 일본 극단 '시키'가 국내 무명 배우들을 캐스팅해 시도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전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디즈니가 영국, 남아공 등 전 세계 프로덕션 배우들을 꾸려 진행하는 '인터내셔널 투어'이기에 차원이 다를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뮤지컬 시장의 판도를 바꿀 거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내한 공연 시작까지 약 80여일을 앞둔 가운데 뮤지컬 라이온킹에 대한 기본 정보부터 원작 혹은 다른 뮤지컬과의 차별성, 업계 반응 등에 관한 정보를 모아봤습니다.

1. 세계 1위 뮤지컬 '라이온킹'이 온다 

뮤지컬 '라이온 킹' 오리지널 무대… 생생한 브로드웨이 감동이 온다
 
“지난 20년간 뮤지컬 라이온 킹은 각 국가 현지에서 팀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는 정도였습니다. 이번엔 브로드웨이의 감동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처음부터 오리지널 무대를 다른 국가에서도 공연할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흥행 세계 1위 뮤지컬 ‘라이온 킹’이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원형 그대로 한국 무대에 오른다. 이 공연의 인터내셔널 투어 팀을 이끄는 펠리페 감바 월트디즈니 인터내셔널프로덕션 총괄이사는 3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인터뷰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감바 이사는 “마을 하나를 통째로 옮기는 것과 같은 엄청난 스케일의 작업”이라며 “브로드웨이와 동일한 수준의 무대를 그대로 재현해 한국 관객들과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라이온킹'은 1997년 초연됐습니다. 이후 20년간 세계 100개 도시에서 9500만 관람객을 동원했는데요. 오는 1월부터 3월말까지 진행될 내한 공연은 초연 20주년을 기념한 '인터내셔널 투어'의 일환입니다. 

지난 7월30일에는 내한 공연과 관련해 제작진과 배우의 기자 간담회가 있었는데, 여기서 감바 총괄 이사는 뮤지컬 성공의 가장 큰 성공비결로 '휴매니멀(Human+Animal)'을 꼽았습니다. 사자 '심바'의 여정을 그리지만 결국은 인간의 이야기라는 점. 이 점을 전 세계 다양한 세대를 아우른 요인이라 평가했다고 합니다.
 
뮤지컬 '라이온킹' 내한공연 포스터. 사진/뉴시스·클립서비스

2. 아날로그적 연출, 기존 뮤지컬과의 차별점

사바나 생생히 재현… 뮤지컬 ‘라이온킹’ 오리지널 팀 온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은 심바의 아버지 무파사의 죽음이다. 무파사는 협곡을 질주하는 수천 마리의 야생 누 떼를 피하지 못하고 최후를 맞는다. 무대 위에서는 영화적 기법을 활용한다. 스크린롤에 그려진 누 떼와 마스크를 쓴 배우들의 움직임이 관객을 향해 돌진하는 이미지를 만든다. 무대와 배우의 연기가 0.1초 단위까지 정확히 계산된 연출이다. 테이머는 이를 두고 “공연제작의 고전적 방식”이라며 “복잡한 과학 기술이 아닌 무대 위의 단순화가 ‘라이온킹’의 성공 이유”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의 코끼리를 무대 위에 그대로 옮겨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고민에서부터 뮤지컬 라이온킹의 인터내셔널 버전은 출발했다고 합니다. 

과거 인형극이 조종자의 모습을 무대에서 배제한 채 인형에 실을 매달거나 손을 끼어 조종하는 방식을 썼다면, 라이온킹에선 오히려 배우의 표정과 모습이 강조됩니다.

오히려 배우들을 무대 위에 출연시키는 것이죠.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때 등장한 인면조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듯 합니다. 배우들은 목 뒤에서 머리 위까지 연결된 동물 형상의 마스크 아래에서 그대로 표정연기를 하고, 동물 캐릭터 옷을 입고 섬세한 몸짓을 표현해 냅니다. 16세기에 시작된 일본 전통 퍼펫극 '분라쿠 퍼펫극 양식'에서 영감을 받은 연출로, 평창 때의 인면조 역시 이 라이온킹 제작 팀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펠리페 감바, 뮤지컬 '라이온 킹' 제작사 디즈니 총괄이사. 사진/뉴시스·클립서비스

3. 원작과 달리 '여성 역할' 강조된 뮤지컬

1994년 그리고 2018년의 '라이온 킹'
 
뮤지컬 버전에서는 캐릭터들이 변화를 거쳤다. 날라의 비중을 늘려 활기 넘치는 입체적 캐릭터로 만들었고, 사악한 스카에 반항하는 강인함까지 갖췄다. 날라는 심바가 왕의 숙명과 책임감을 각성하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오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는 등 뮤지컬에서 기존과 비교해 매우 진취적인 캐릭터로 변화했다. 또한 개코원숭이 주술사 라피키가 여성으로 설정이 바뀌었다.

=1994년 개봉한 원작 애니메이션이 남성 캐릭터가 중심이 된다면, 뮤지컬은 캐릭터 설정에 대폭 변화가 있습니다. 마치 '겨울왕국' 속 엘사와 안나가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로 등장하듯, 뮤지컬에서도 여성 캐릭터들이 단순한 '조력자' 역할에 그치지 않고 스토리의 큰 줄기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여기엔 '생명의 순환'이란 큰 주제를 전달하려는 뮤지컬 연출팀의 의도가 있다고 합니다. 날라와 라피키의 캐릭터를 새롭게 변주함으로써 작품이 지닌 상징성을 입체적으로 전달하려고 했다는 겁니다.
 
뮤지컬 '라이온 킹' 넘버 '서클 오브 라이프' 시연. 사진/뉴시스·클립서비스

4.뮤지컬 시장, 새 전환기 맞나

‘라이온 킹’ 한국 뮤지컬 판도 바꾸나
 
‘라이온킹’이 국내에서 ‘킹’이 될 조짐이다. 

브로드웨이 원 제작팀의 국내 첫 투어 공연을 앞두고 뮤지컬 ‘라이온킹’ 열풍이 심상치 않다. 내년 서울 공연을 80일 가량 남겨 놓았는데도 2월까지 주말 주요 좌석이 거의 매진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인지도가 매우 높은 작품에 대한 일시적인 쏠림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뮤지컬 시장 확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뮤지컬업계에선 티켓 가격이 6~17만원 수준으로 국내 뮤지컬보다 높은데다 영어로 된 공연이라 티켓 판매에 제약이 있을 거란 시각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토리에 대한 익숙함이 최대 강점으로, 예상을 훨씬 웃도는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일각에선 열풍이 마니아 뿐 아닌 일반 관객들까지 뮤지컬 시장으로 흡수할 거란 긍정적 전망도 나오는데요. 업계 관계자들은 뮤지컬 '라이온킹'의 오리지널판이 한국 뮤지컬 시장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을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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