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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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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10월의 크리스마스

두 달이나 당겨 쓰는 계절마케팅…오죽 힘들면

2018-10-28 14:46

조회수 : 1,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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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에 자주 방문하는 직업군이 따로 있을까요? 

예, 있을 것 같긴 합니다. 강남이나 강북 도심지역의 스타벅스에서는 보험설계사로 보이는 분들이 마주앉은 고객(?)에게 상품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는 것을 자주 보곤 합니다. 
아파트단지가 많은 뉴타운 같은 곳에 있는 스타벅스를 평일 늦은 오후에 가봤다면 어린 학생에게 영어 등을 가르치는 젊은 선생님을 본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휴일엔 외국인에게 회화를 배우는 모습도 보곤 합니다.  

또 있을까요? 예, 제가 이런 걸 어떻게 잘 알겠습니까? 저도 스타벅스 단골이라 자주 봐서 아는 거겠죠. 저뿐이겠습니까? 많은 기자들이 스타벅스를 애용합니다. 이동 중에 급하게 기사를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기면 와이파이(wi-fi) 맘대로 쓸 수 있는 스타벅스부터 찾게 되죠. 잠시 쉬어가는 곳이기도 하구요.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는 여의도나 중구, 종로구 일대 스타벅스에서는 누가 봐도 ‘기자인가보다’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이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닌데.

기자들은 출근하지 않는 휴일에도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ㅜㅜ 그럴 때면 동네 스타벅스로 향하죠. 집에서는 늘어져서 도통 능률이 안 오르거든요. 지금도 스타벅스입니다^^;;
 
오늘 스타벅스에 들어서다가 눈에 띄는 걸 발견했습니다. 유리문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달려 있더군요. 실내에도 곳곳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붙여 놓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매장에 흐르는 배경음악도 캐롤이군요. 

  

크리스마스가 언제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고. 서양식 명절? 휴일? 기념일? 아무튼 그런 날을 따져보면 시작은 핼로윈(Halloween)데이겠죠? 현지 날짜로는 10월31일입니다. 미국에서는 꼬마들이 온갖 분장을 하고 사탕 얻으러 다니는 날. 원래는 그들만의 문화였던 것이 우리나라에도 유입됐는데 이태원 핼로윈 파티가 대명사가 됐습니다. 아마 어제 토요일이었죠? 불금에 잠들지 않는 이태원이 이날은 더욱 뜨거웠겠군요.

그 다음이 서구 문화권의 추석이라는 추수감사절입니다. 매년 11월 넷째주 목요일 그러니까 올해는 11월22일입니다. 우리나라 교회들은 셋째주 일요일(11월18일)에 추수감사절 예배를 드리는데 오리지널은 넷째주 목요일입니다. 우리에게는 그 날의 의미보다는 칠면조 먹는 날 정도로 알려져 있죠. 

사실 전 세계 소비자들은 추수감사절 그 자체보다는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날부터 이틀간 벌어지는 블랙프라이데이에 훨씬 더 관심이 많겠죠? 올해 11월23일과 24일입니다. 한국시간으로는 23일 오후 2시부터 시작입니다. 해마다 직구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날도 또 난리가 나겠군요. 


<사진: 아마존 홈페이지>

블랙프라이데이를 놓쳤어도 걱정할 것 없습니다. 곧바로 이어지는 사이버먼데이 세일이 있으니까요. 이름대로 추수감사절의 다음주 월요일에 있습니다. 

그리고 한 달 쉬고 12월25일 크리스마스와 31일의 송년의 날로 한 해가 마무리됩니다. 

핼로윈과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사이에 굳이 블프와 사이버먼데이 얘기를 끼워 넣은 이유를 아시겠죠? 

아직 추수감사절도 멀었는데, 정확한 날짜로 따지면 핼로윈도 지나지 않았는데, 글로벌 기업인 스타벅스는 한국에서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것, 흥미롭지 않나요?

하기는, 매장에서 핼로윈 마케팅을 해봤자 몇이나 관심이 있겠습니까? 추수감사절도 교인들만의 기념이라고 생각하겠죠? 미국에서는 이 모든 날들이 교회를 안다녀도 기념할 수 있는 대중적인 행사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한국에서만큼은 크리스마스만 그렇게 받아들여지니까 어쩔 수 없이 11월도 되기 전에 크리스마스 마케팅을 시작한 것이겠죠?

기업들이 이런 계절 마케팅을 한 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지만, 매년 날짜가 당겨진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백화점 외벽에 붙는 트리 장식이요. 오래 전엔 12월이 돼야 달렸는데 언제부터인가 11월로 당겨졌어요. 올해는 언제쯤 붙을까요? 제가 못본 곳 중에 이미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데가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명절을 이렇게 빨리 앞으로 당겨올 정도면 정말 장사가 안 된다는 반증이겠죠? 

그런데 스타벅스는 한국에서 꽤 장사를 잘하고 있습니다. 다른 커피전문점들이 빵빵 나가떨어지는 시장에서 스타벅스는 계속 이익이 늘고 있어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볼까요? 상장기업이 아니라도 이렇게 덩치 큰 기업들은 매년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일반인들도 이걸 통해 1년 단위 실적은 점검할 수 있죠. 


<출처: 금감원 전자공시>

2017년 실적을 볼까요? 매출액 1조2634억원에 영업이익 1144억원, 순이익 905억원입니다. 2016년에는요? 매출 1조28억원, 영업이익 852억원, 순이익 652억원입니다. 버는 돈도 상당하지만 이익이 쭉쭉 늘어나는 것이 보이시나요? 자본총계도 2016년 2472억원에서 2017년 3225억원으로 커졌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요즘 서울과 수도권에는 스타벅스가 없는 곳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매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스타벅스 매장이 서너 곳 모여 있는 곳도 꽤 많습니다. 그렇게 늘어나는데도 매장마다 사람들이 많아요. 과연 올해 장사를 결산하면 숫자는 또 얼마로 불어날까요? 

이 알짜 회사를 가진 장본인은 딱 둘. 스타벅스의 본사격인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과 이마트가 50%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습니다. 딱 200만주씩, 어느 한쪽이 1주라도 더 많지 않고 똑같아요. 


<자료: 에프앤가이드>

이마트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669억원이었어요. 지난 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2068억원이었구요. 스타벅스가 적지 않은 비중을 보태주고 있는 셈이죠. 

이마트 투자하자는 얘기는 아니예요;;;; 요즘 같은 때 누가 특정 종목을 콕 찍어 추천할 수가 있겠습니까? 늘 그렇듯, 그냥 그렇다구요^^ 스타벅스 매장에서 10월부터 크리스마스 마케팅을 하는 것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월별 매출 실적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내부 관계자들만 알겠군요.  

스타벅스 주가차트는 이렇습니다. 3년 동안 꽤 오르락내리락 중이군요. 한국에선 장사가 잘 되는데 글로벌 시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탓이겠죠.


<자료: 유안타증권>

끝으로, 이 글과는 아무 상관없지만 글 제목을 보면 생각날 수밖에 없는 사진 하나 투척하겠습니다. 제 인생영화가 몇 편 있는데 그중에서 딱 하나만 고르라면 "이거요"라고 할 영화입니다. 영화제목이 무색하게 8월에 보든 크리스마스 시즌에 보든 그 나머지 아무 달에나 보든 가슴 뻐근한 건 똑같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입니다. 포스터 하단에 2013년 11월 개봉이라고 돼 있는 건 재개봉 때 나온 포스터라 그렇습니다. 저, 재개봉할 때도 봤습니다... 으헝헝 


<자료: 우노필름>



 
  • 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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