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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찬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아라

윤석금 웅진 회장의 귀환…뼈저린 자기반성으로부터

2018-10-30 14:59

조회수 :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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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브랜드가 부활했어요. 지난 29일 웅진씽크빅이 인수 주체로 코웨이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죠. 경영실패, 기업회생(법정관리) 등으로 웅진이 자식 같았던 코웨이를 매각한 지 6년여 만입니다.
 
웅진코웨이를 되돌려 놓는 데 성공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이날 언론을 통해 화려한 복귀를 신고한 윤 회장은 뼈저린 반성부터 이야기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자만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너무 다른 업종을 한꺼번에 했다. 그때 당시 저를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내가 손을 대면 일이 다 풀렸다. 그런데, 건설, 저축은행 인수 등을 보면 자만했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인으로서 좋은 교훈이었다. 앞으로 더 튼튼하게 한 업종을 키우는 일에 전력할 것이다.”
 
그의 말대로 웅진은 거침없이 잘 나갔죠. 출판업(웅진씽크빅), 방문판매업(코웨이) 등 손을 대는 곳마다 사업은 성공이었어요. 방문판매, 렌털, 사후관리서비스 등을 특징으로 하는 사업시스템을 개척한 것도 윤 회장이었습니다. 웅진은 재계 30위권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죠.
 
손만 대면 성공궤도? 또 다른 곳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싶은 건 기업인 쪽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생각일 수 있습니다. 어느 투자 귀재가 그랬잖아요.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마라고.
 
웅진은 공격적으로 기업을, 그것도 기존 업종과 다른 회사들을 사들이기 시작합니다. 2006년 웅진에너지, 2007년 극동건설, 서울저축은행을 인수합니다. 여러분도 이상하죠? 업종을 가리지 않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에요. 특히 극동건설 인수로 자금난에 몰린 웅진은 2013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어요.
 
윤 회장의 웅진은 2014년 1년4개월 만에 기업회생절차를 마무리해요. 그리고 4년 뒤 코웨이 인수를 절박하게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2016년 기업회생절차 채무 98%를 변제했으며, 올해 1월 렌탈사업 재진출, 코웨이 인수 공개추진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코웨이를 다시 품에 안았어요. 윤 회장의 강력한 의지, 뼈저린 반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겁니다.
 
윤 회장은 어제 언론을 통해 말했습니다. 요약하자면 잘 하는 것만 하겠다는 겁니다. 출판업, 방문판매업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어요. 향후 웅진은 웅진씽크빅, 웅진코웨이로 사업 역량이 집중될 겁니다. 웅진플레이도시, 웅진에너지 등 출판, 방문판매업과 무관한 사업을 매각할 계획이죠.

윤 회장의 웅진은 이제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을 생각입니다. 그 바구니에는 출판업, 방문판매업 등 윤 회장이 가장 잘 아는, 가장 잘 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경영실패와 기업회생 졸업, 코웨이 인수 등 재기에 성공한 70대 노장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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