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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록

아메리칸 드림 꿈꾸는 중미 이민자 행렬 '캐러밴'

2018-10-30 17:05

조회수 :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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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밴'(caravan)은 원래 사막과 초원에서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상인을 뜻하는 용어인데요.
최근에는 마약, 폭력, 살인 등의 범죄와 정치적 박해 등을 피하려는 중남미 국가 출신 이민자 행렬을 가리켜 '캐러밴'이라고 부릅니다.
중미의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온두라스·엘살바도르·과테말라 출신 이민자들은 2013년부터 미국으로 행렬을 해 왔는데, 올해 들어 행렬 인원이 점차 늘어나 역대 최대 규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캐러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과 행렬 규모 및 현황, 멕시코 정부 대응과 도널드 트럼프 반응 등을 정리했습니다.
 
캐러밴
 
1. 미국, '캐러밴' 저지 위해 군 병력 5200명 투입
 
사진/YTN뉴스 보도 화면
 
사진/YTN뉴스 보도 화면
 
美, 멕시코 접경에 현역병 5,000명 배치…캐러밴 유입 차단
 
美, 軍병력 5,200명 배치... "캐러밴 어린이 2천 명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29(현지시간)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을 저지하기 위해멕시코 접경에 현역 군인 5200명을 투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6(현지시간)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병력 파병 승인 당시 1000명 이하로 추정됐던 병력 규모는 예상과 달리 5000여 명 규모로 늘었는데요.
미국의 국경 경비는 군대가 아닌 국경순찰대가 맡고 있어, 이번 현역 군인의 남쪽 국경지대 배치는 전례 없는 초강경 조치로 해석됩니다.
 
테런스 오쇼너시 미군 북부사령관(공군 대장)은 이 날 기자회견에서 남부 텍사스를 시작으로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으로 군인을 배치해 국경 진입점 경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30(현지시간) 미 국경에 접근해오는 '캐러밴'에 대한 행정부의 추가적 조처에 대해 발표를 할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한편 반()이민 정책을 펴는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캐러밴'을 비난하며 군 병력을 동원해 국경을 차단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11·6 중간선거의 쟁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캐러밴에 대한 미국의 강경 대응이 예고된 가운데 캐러밴에 포함된 아이들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행렬 안 어린이는 2000명 정도로, 그 가운데 500명 정도는 매우 어린 아이들인데 이미 건강 이상 증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2. '캐러밴' 행렬 규모 및 현황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이 21일(현지시간) 새벽 멕시코 남부 시우다드히달고에서 미국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AP는 이날 이민자 행렬이 5000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중미 출신 이민자들은 가난과 폭력, 범죄를 피해 미국에서 정착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미 이민자 미국 향해 다시 행진…"규모 3천600명으로 줄어"
 
미국행 이민자 행렬 캐러밴, 두번째 그룹 멕시코 진입
 
그치지 않는 이민캐러밴…3번째 캐러밴 엘살바도르 출발
 
한 때 7500여 명까지 늘어났던 '캐러밴'현재 3600여 명으로 규모가 반 토막이 됐습니다.
이달 12160여 명 규모로 온두라스를 출발했던 중미 이민자 행렬은 과테말라와 엘살바도르 등 다른 중미 국가 이민자들이 합류하면서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었는데요.
지금은 종교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의 물품 지원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질병과 피로감, 경찰의 단속 등으로 행렬의 규모는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캐러밴'을 조직하는 흐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백 명 규모의 2번째 '캐러밴'이 추가로 29(현지시간) 과테말라의 강을 건너서 멕시코 영토로 진입했는데요.
전날인 28일 (현지시간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서는 주로 엘살바도르인으로 구성된 약 300명 규모의 3번째 '캐러밴'도 미국으로 출발했습니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캐러밴'은 규모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첫 캐러밴내부에선 분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27일 밤 샌드위치와 물 배급 과정에서 이주민들에게 차례를 지키라고 요구한 한 남성이 일부 이주민들에게 구타당해 병원으로 실려 가기도 했는데요.
캐러밴 내부에선 이번 구타 행위에 대한 비판 목소리와 함께 마리화나 흡연 등에 대한 불만,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2번째 캐러밴도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28일 멕시코 테쿤 우만 인근 과테말라 국경에서 멕시코 당국과 충돌을 빚었는데요.
캐러밴 참여자들이 국경 문을 부수며 밀고 들어가면서 치안부대가 고무 총알을 사용해 이들을 저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캐러밴 참가자인 온두라스인 헨리 아달리드(26)가 사망했으며, 6명의 경찰관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3. '캐러밴' 왜 계속 생겨날까?
 
과테말라 테쿤우만 접경지역에서 28일(현지시간) 불법 이주민들이 미국으로 갈 수있도록 국경을 열라며 멕시코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행 캐러밴 (Caravan)이 늘어난 이유는 ‘코요테’의 악행
 
중미 출신 불법이민자들은 비용 부담을 덜고,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 캐러밴을 조직하는데요.
 
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국경 밀수업자들(Coyote·코요테)2008년 이민자들을 몰래 미국으로 밀입국시켜주고 2000 달러(약 230만원)를 받아 챙겼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건네는 비용은 10년 사이 5배 가까이 뛰어 2018년에는 9200 달러(약 1050만원)에 달했는데요. 
 
여기에 이민자들은 국경 밀수업자들이 휘두르는 폭력에도 노출돼 있습니다. 국경 밀수업자 중에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 출신이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0년에는 미국 이민 길에 오른 이민자 72명이 마약 카르텔의 가입 권유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멕시코 북동부 산 페르난도 마을에서 살해당했습니다.
 
4. 멕시코 정부 대응
 
26일(현지시간) 캐러밴본진이 멕시코 치아파스주 북쪽 아리아가에서 연 투표에서 이민자들 다수자 멕시코 망명 신청을 하지 않겠다며 손을 들고 있다. 이날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캐러밴에 난민 지위를 신청할 경우 임시 신분증과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멕시코, 캐러밴에 "신분증·일자리 제공…영구적 해결책 도모"
 
멕시코 망명 제안 거절…캐러밴 "美 향해 북진 계속"
 
멕시코 연방 정부캐러밴에게 식량이나 피난처, 목욕 시설 등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이민자들이 스스로 행렬을 포기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버스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도 막았는데요.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캐러밴을 막으라'는 강한 압박을 받는 멕시코는 캐러밴에게 망명도 장려했습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26(현지시간) ‘캐러밴에 합법적인 난민 지위 신청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이 미 국경과 멀리 떨어진 남부 도시 치아파스나 오악사카에서 망명하는 것을 동의하면, 보금자리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 아 엣 홈'(You are at home) 정책을 발표했는데요.
학교 등의 교육과 일자리 제공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캐러밴대부분은 멕시코 망명을 거부하고 미국 입국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오 관련해 멕시코 정부는 현재까지 1700명이 망명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5. 트럼프 반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휴스턴 공군기지로 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을 막지 못한 3개국에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이들의 미국행을 '국가적 비상사태'라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트럼프는 왜 '캐러밴'(중남미 불법이민자)을 공격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일 '캐러밴'을 공격하는 강도 높은 트윗과 발언을 내놓으면서 이를 선거 쟁점화하고 있습니다.
 
트윗에서 "캐러밴, 또는 불법 입국자들을 볼 때마다 한심한 이민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을 비난하라. 그리고 중간선거를 기억하라"고 아예 캐러밴 행렬을 노골적으로 선거 쟁점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중간 선거를 1주 앞두고 남미에서 북상하고 있는 캐러밴 행렬을 선거 쟁점으로 띄우면서 이민 문제에 관심이 많은 보수적인 미국인 유권자들을 직접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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