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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htengilsh@etomato.com

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아 님은 갔습니다, 채무님은 갔습니다

2018-11-22 17:00

조회수 : 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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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 풍경은 작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곳은 서울시청 신청사 1층 로비입니다. 접수대 왼쪽 위로 '이천만 나무심기'가 보이시는지요. 밑으로 14228361그루라는 문구도 보일 겁니다. 그 왼쪽은 잘 안보이겠지만 '2014년부터 심은 숫자'라고 친철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근데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저곳에는 나무 심기가 아니라 서울시의 채무 현황이 붙어있었습니다. 제가 서울시청에 처음 온 2016년에도 저게 있었고 이제까지 쭉 있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부채, 더 정확히 말해서 채무 줄이기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세우던 대표적인 치적입니다.

그런데 최근 그 치적을 치워버리고 나무심기를 등장시킨 건, 최근에 채무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나무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올라갔다는 뜻일 겁니다.

생각해보면 채무 줄이기를 더이상 강조하지 않을 이유는 충분합니다.

박 시장은 지난 1일 역대 최대 액수의 서울시 예산안을 두고 기자설명회를 했습니다. 본격적인 예산을 설명하기 전에, 박 시장은 돈을 많이 쓸 것을 예고했습니다. "채무 8조 이상 줄여서 재정은 탄탄하다. 이제 확대재정하겠다. 시금고가 다소 줄어들더라도 시민의 주머니를 두둑이 하겠다"

예산 자체도 늘렸거니와 내년 지방채 발행이 2조4021억원입니다. 채무 감축 내세우면 '삔뜨'가 안 맞게 된거죠.

그렇게 채무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면, 대신 내세울 건 차고 넘칠 겁니다. 그 중에서 서울시가 택한 것은 나무였습니다.

너무 지극히 평범해보입니다. 조 단위가 툭툭 튀어나오는 채무를 대신하려면 그만큼 스케일이 커야 할텐데요.

사실 이게 스케일은 더 클지 모릅니다. 미세먼지와 관련되니까요. 나무는 일정량의 미세먼지를 흡수할 수 있으니까요.

한국 사람들은 지금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원전보다, 지금 당장 하루를 망치는 미세먼지에 훨씬 더 신경을 많이 쓸 정도입니다.

박 시장이 지난 지방선거 내내 그걸로 공격을 가장 많이 받을 정도였죠. 결국 서울시가 미세먼지 없애기 위해 뭐라도 했다. 이 나무만큼 줄인 것이다. 이런 논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덤으로 나무 심는 속도로 보건데, 임기 내에 2천만 달성이 가능해보입니다. 과연 미세먼지 잡는 나무 시장으로 이미지화가 잘될지 궁금해집니다.
  • 신태현

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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