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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논쟁' 휘말린 온라인 서점 예스24

2018-12-04 17:04

조회수 :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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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서점 예스24가 '젠더 논쟁'에 휘말렸습니다. 책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한남'이란 표현을 쓴 건데, 집단 탈퇴 움직임으로 번지면서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논란이 된 서적은 '한국 남자'란 책으로, 문화평론가 최태섭씨가 쓰고 지난 10월 출간됐습니다. 예스24는 이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어쩌면 그렇게 한(국)남(자)스럽니?"라는 책 속 문고를 제목으로 사용했습니다. 

논란에 오르자 사측은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혐오 표현'을 사익으로 썼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서점이 휘말린 젠더 논쟁과 최태섭 작가와 작품의 문제, 남성 탐구 서적이 늘어나는 현상 등 관련 정보를 모아봤습니다.

1.예스24, '한남'이란 표현을 책 홍보 문구로

"한남스럽니"…예스24, 남성비하 논란 사과에도 집단탈퇴는 여전

예스24는 지난 2일 문화 웹진 '채널예스'를 통해 회원들에게 '어쩌면 그렇게 한남스럽니'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고 하루만인 3일 논란이 커지자 홈페이지를 통해 “불편한 마음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예스24는 '혐오 표현'을 사익 추구를 위해 썼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온라인 상에서 불거지던 '젠더 논쟁'을 홍보의 영역으로 끌고 왔고, 가입자들의 집단 항의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서점 측은 작가의 저서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 문장으로 원 의도와 다르게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용납되고 있지 않습니다.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집단 탈퇴'를 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습니다.
 
젠더 분쟁에 휘말린 예스24 홍보 문구.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2.최태섭 '한국 남자', 무슨 내용이기에

“한남들, 실패는 여성의 탓으로”…‘한국 남자’ 서평 봤더니
 
문화평론가이자 사회학 연구자인 저자 최태섭 씨는 서문을 통해 “이 책이 다루고자 하는 것은 한국 남자라는 곤란한 존재들이다”며 “이 곤란함은 이중적이다. 한국 남자는 그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이상적인 상을 현실로 구현해내지 못했다”규정했다.

그는 ‘한국 남자에게 미래는 있는가’ 목차를 통해 “한국 남자가 ‘한남’으로 머물러 있고자 하는 한에야, 이런 상황은 더 악화 일로를 걸을 것이다”지적했다.

= 필자 최태섭은 지난 2013년 ‘잉여 사회’를 발표한 뒤 문화와 사회를 비평하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책도 그의 활동 연장선상에 놓인 서적인데, 오늘날 이슈의 중심에 선 젠더 문제를 정면 조준했습니다.

일부 독자들은 그의 어법이 일반화의 오류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한국전쟁과 광주민주화운동 등 역사를 거슬러 한국 남자 전체를 비판하는 것이 지나치다는 해석입니다. 

그러나 다른 독자들은 헤게모니적 남성성의 역사와 몰락을 고찰한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기도 합니다. 양쪽 시각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가운데 지나친 남녀 분열과 성 대결 구도는 피해야 한다는 자정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책 '한국 남자' 커버. 사진/뉴시스

3. 왜 남성 다룬 서적들 줄줄이 출간되나

남자는 왜? 남성 탐구로 옮겨간 페미니즘 열풍
 
이제는 '남성 탐구'다. 페미니즘 열풍으로 뜨거운 출판계에 남성성 연구서가 잇따르고 있다.

왜 남성성 탐구인가. 여성성 담론 일변도로만 이루어지는 페미니즘 운동은 한계가 있다는 자각 때문이다.

='한국, 남자' 외에도 '성매매 안 하는 남자들', '드레스를 입는 남자' 등 남성성에 관한 책들의 출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성들만 페미니즘 책을 읽는 것으로는 사회 변화가 쉽지 않다는 자각 때문에 일고 있는 현상입니다. 

실제로 '남성성' 문법을 넣어 쓴 책들의 경우 남성 46%, 여성 51% 정도가 될 정도로 남녀가 비슷하게 읽는다는 통계 자료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번 예스24 논란에서 보듯, 지속되는 문화계의 성대결 구도에 대한 솔루션으로는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페미니즘 단체 시위 도중 한 여성이 캠페인 구호를 들어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4.정부 차원 대책보단 문화적 접근해야

[뉴스현장] 일감 몰아주고 금품 수뢰…국토부 공무원 비리 백태
 
이번 예스24 같은 사태를 정부 차원의 대책을 세운다면 어떤 게 필요하다고 보세요?

이호영 변호사: 헌법에 표현의 자유라는 게 있기에 이런 표현을 썼다해서 처벌을 하거나 행정 처분을 한다거나 하는 건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봅니다. 표현에는 그 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생각하고 문화적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공감과 이해의 문화적 차원의 배려가 결국은 '젠더 분쟁'의 해결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우리나라 헌법에도 표현의 자유가 있기에 젠더 문제를 자신 만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목소리를 낼 수는 있겠지만, 그 만큼의 책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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