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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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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용어)상처뿐인 영광…승자의 저주

2019-02-01 09:41

조회수 : 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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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우조선해양 본사. 사진/뉴시스


누구든 패배자보다는 승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패배에서 오는 충격이나 허탈감보다는 승리로 얻을 수 있는 성취가 훨씬 달콤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심리적인 것을 넘어 입지를 다지거나 지위가 상승하는 계단이 된다는 점에서 승리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승리가 언제나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치열한 경쟁 끝에 얻은 승리가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을 나타내는 말이 승자의 저주입니다.

대형 인수합병(M&A)이 있을 때 자주 사용됩니다. 사업 규모를 키우거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M&A를 했지만 비용이 너무 커 시너지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쇠락의 길로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인수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금호산업은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했습니다. 건설 경기가 좋은 데다 인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우건설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인수가격은 6조4000억원에 달했습니다.

금호는 이 중 3조5000억원을 빌리면서 대우건설 주가가 기준가격보다 낮아지면 차액을 보전해주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대우건설 인수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금호는 이와 관련된 비용 압박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그 결과 금호그룹은 사실상 와해했고 대우건설 지분을 2011년 산업은행에 매각했습니다.

최근에는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승자의 저주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 중인데 두 회사가 합쳐지면 장기적으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지만 관련 비용이 많이 들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도 이런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당히 복잡한 구조의 M&A 시도하려고 합니다. 현대중공업이 법인을 만들고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주식을 현물 출자한 뒤 법인이 발행하는 주식을 받는 구조입니다. 법인은 산업은행에 신주를 발행하기 전에 유상증자도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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