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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계륵에서 귀한 몸된 창경센터

2019-02-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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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역삼에 위치한 팁스타운에서 열린 '2018 창조경제혁신센터 성과공유회'를 찾았다. 자리에 공석이 없을 정도로 만원이었다. 이날 행사는 혁신센터들이 지역에서 만들어 낸 창업생태계의 성과와 변화를 소개하는 자리다. 
 
사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사업 4년 만에 전면 폐기 위기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한 부침을 겪었다. 창조경제란 센터명에서부터 풍기는 전 정권의 유산 이미지 때문이다. 창조경제가 적폐의 상징으로 낙인 찍히면서 센터도 애물단지가 됐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사업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전 정권의 유산이라는 사실이다. 문재인정부는 과거 정권의 긍정적 사업을 계승한 상징적 사례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남겨두기로 했다. 참모들이 센터명을 바꾸려 했다가 BH에서 반드시 센터명을 그대로 유지하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혁신센터의 예산 규모는 2018년 599억원(국비 377억, 지방비 222억)이다. 17개 센터를 감안하면 센터별 국비 지원은 평균 22억원 수준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2018년 9월 누적, 17개 혁신센터는 3693개 창업기업을 육성했다. 신규 채용은 6647명에 달했다. 창업기업 투자유치는 8075억원 규모 1342건으로 나타났다. 어떤 기준을 두고 혁신센터가 창업기업을 육성했다는 것인지 모호해 정부가 발표한 실적에 의심이 가지만 어쨌든 혁신센터는 비용 대비 효과가 괜찮은 사업이다. 
 
혁신센터가 독특한 점은 대기업이 혁신센터를 일대일 전담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전 정권에선 대기업은 울며겨자 먹기로 사업에 참여했다. 구색 맞추기식 사업 참여하는 데가 많았다. 최근에는 혁신센터에 참여하는 대기업은 눈치만 보는 상황이다. 섣불리 발을 뺐다가 정부에 찍히는 게 부담스럽고, 스타트업 지원은 귀찮기만 하고 뭐 그런 상황이다. 
 
그런데 혁신센터 발표 내용을 보면 오픈이노베이션 성공 사례가 의외로 많다. 경남(대중소 상생협력 ICT 마켓플레스) 혁신센터는 두산중공업 등 파트너 대기업의 기술 수요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연결해 매칭했다. 스타트업 원더스는 한진의 택배 물류 인프라와 노하우를 제공받아 하루 평균 배송 3000건을 기록하는 회사로 거듭났다. 한진은 원더스와의 제휴를 통해 '파발마'라는 퀵·택배 서비스를 론칭해 신규 사업에 진출했다. 
 
대기업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선 혁신센터가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 오픈이노베이션 성과를 더 만들어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대표적인 스타트업 성공모델이 필요하다. 대기업 지원책도 참여 유인을 위한 아이디어다. 
 
일전에 만난 모 혁신센터는 예산이 너무 적다고 토로했다. 22억 가지곤 사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고민이다. 혁신센터가 정치적으로 이용 당했다는 푸념도 털어놓기도 했다. 이날 자리에서 중기부는 평가결과 등을 반영해 2019년도 혁신센터별 예산 배분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최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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