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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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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라이프)택시, 길에서 기다리지 마세요…스페인 마이택시 vs 한국 카카오T

해외판 카카오택시 '마이택시'…사용자 관점의 서비스 진화 돋보여

2019-03-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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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 잡힐지 모르는 택시를 하염없이 길거리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손가락 버튼만 누르면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언제든지 부를 수 있다. 개인형 맞춤 이동서비스인 셈이다. 국내에서는 2015년 3월31일 카카오택시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글로벌 승차공유업체 우버가 택시기사들을 배제하고 서울지역 택시들과 갈등을 빚었지만 카카오는 택시기사들과 손을 잡아 시장을 키웠다. 해외에서도 관련 시장은 활황이다. 덕분에 스페인어를 모르지만 한밤중에 도착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에서도 택시 앱을 통해 목적지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언어 제약과 공간 제약을 뛰어넘어 플랫폼을 통해 세계 속에서 소통할 수 있게 됐다.  
 
해외판 카카오택시 '마이택시'…외국에서도 편리하게 택시 부른다  
 
나홀로 나선 스페인 출장길. 자정 무렵 도착한 바르셀로나 공항의 낯섦이 밀려왔지만, 숙소를 찾기 위해 구글지도를 켰다. 카탈루냐역을 가기 위해 위치정보를 켜고, 도착지를 설정하자 도보·대중교통·택시 등의 선택지가 나온다. 각각의 교통수단마다 예상금액과 가는길, 소요 시간 등이 표시됐다. 대중교통과 택시 중 고민을 하다 이동시간이 비교적 짧은 택시를 선택했다. 구글과 연동된 마이택시(MY TAXI)를 이용하기 위해 앱을 다운로드 받았다. 앱 설치 후 구글·페이스북을 통해 로그인을 한 후 위치정보사용 동의를 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스페인 출장길에 마이택시 앱으로 택시를 호출했다. 사진/이지은 기자
 
앱을 켜자 바르셀로나 공항이 출발지로 설정됐다. 목적지인 카탈루냐역 부근 숙소를 입력하고, 택시 크기를 정했다. 이후 '지금 택시를 부릅니다(Order Taxi Now)'를 누르자 근처에 있는 택시가 잡혔다. 택시콜 버튼 우측에 있는 '나중에(Later)'를 누르면 30분, 60분 혹은 원하는 시간대를 정할 수도 있다. 비행기에 내려 수화물을 찾는 동안 미리 택시를 부를 수도 있었던 것이다. 당장 콜만 할 수 있는 한국 택시 앱과 차별점이었다. 
 
택시기사의 사진과 차량 번호를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분 이내로 도착한다는 메시지대로 택시를 탈 수 있었다. 목적지까지 예상 금액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도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관광객의 경우 수화물에 따라 추가 요금이 발생하기도 한다. 
 
택시에 오르자 "올라(hola·안녕하세요)"로 반겨줬다. 생소한 카탈루냐어가 흘러나왔지만 15분간 이어지는 주행시간이 편안했다. 한국에서 누리던 서비스와 비슷한 까닭이다. 낯선 이국 땅이지만 내가 지금 이동하는 경로를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전송할 수도 있었다. 시차가 8시간이나 나지만 국내 앱인 카카오톡을 통해 현재 이동 경로와 승차한 택시 정보를 보냈고, 안전히 가고 있다는 메시지도 전송했다. 
 
마이택시 앱 구동 화면. 근처에 있는 택시가 잡혀 1분 이내로 이동한다는 메시지가 떴다(왼쪽). 이동을 보여주는 화면(가운데)과 내 현재 이동 상황을 메신저를 통해 공유하는 모습(오른쪽). 사진/마이택시 앱 캡쳐
 
목적지 부근에 도착하면 지도에 내 위치를 중심으로 파란 동그라미가 생기기 시작한다. 목적지 부근에 도착했다고 알려주는 신호다. 결제는 카드, 현금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만약 앱 가입 시 결제 카드를 등록해놨다면 자동 결제가 가능하다. 
 
마이택시는 독일의 택시호출 앱이다. 유럽 전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바르셀로나에서는 사용이 미미했다. 우버가 시장을 장악했던 탓이다. 하지만 지난달 바르셀로나에서 우버가 사업을 중단했다. 택시기사들이 강력한 반발시위에 나서면서 스페인 지방정부가 택시기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만난 택시기사 우에르타스 콘트레라스(huertas contreras)씨는 "생존권을 건 싸움이었다"면서 "택시 호출 플랫폼을 통해 우버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운전 못하는 맘(Mom)에게 제격…집 앞에서 카카오T
 
4살 아이와 홀로 남은 주말, 이리저리 나갈 궁리를 하다 서대문구에 위치한 자연사박물관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지하철을 타자니 역부터 한참 떨어진 위치가 부담이다. 운전을 배워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카카오택시(카카오T) 앱을 실행시켰다. 택시호출비(콜비)는 없는데 집 앞에서 탈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카카오T 앱 가입을 하지 않았다면 카카오톡 아이디를 통해 바로 연동할 수 있다. 앱을 구동하자 5초 이내에 현 위치를 인식한다. 목적지인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을 찾아 넣고, 중형·대형·모범 가운데 중형을 선택했다. '택시 선택하기'를 누르자 10여초 만에 택시가 잡혔다. 집 앞까지 3분 이내로 도착한다는 메시지가 뜬다. 아이를 들쳐 업고 1층으로 내려갔다. 택시를 찾아 두리번거리니 전화가 울린다 "카카오택시인데요. 어디 계시나요?". 탑승자가 보이지 않자 카카오T 옵션으로 설정된 내전화번호로 연결됐다. 탑승자의 전화를 입력해야만 콜을 부를 수 있다. 현위치가 위치정보를 통해 자동으로 설정됐는데, 아파트 단지 전체로 잡혀 기사님과 서로 다른 장소에 있었던 탓이다. "기사님, 제가 그리로 달려 갈게요"라고 외친 후 뛰어갔다. 
 
카카오T 콜 화면(왼쪽)과 이동중 모습(가운데), 탑승 중 안심메시지 전송하는 기능(오른쪽). 사진/카카오T 앱 캡쳐
 
택시에 오른 후 출발하자 옆에 앉은 아이가 흥얼댄다. 실시간 위치 보기를 누르니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출발지에서 얼마나 이동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올해 1월29일부터 업데이트된 기능이다. 카카오T에 따르면 현재 위치 정보는 5초 간격으로 반영된다고 한다. 탑승 중에도 어디를 거쳐 가고 있는지, 도착지에 거의 다 왔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예상 도착시간을 확인할 수 있으니 같이 만나기로 한 친구에게 알려 줄 수도 있다. 
 
목적지에 다다를 무렵 남편에게 카톡이 왔다. 잘 가고 있냐는 메시지다. 카카오T 앱에 있는 안심 메시지를 보냈다. 택시를 탄 장소와 택시 번호, 탑승시간, 예상소요 시간 등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나의 실시간 이동 상황을 보낼 수 없다는 점이다. 앞서 이 기능은 SK텔레콤이 지난해 11월 T맵택시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가족·지인에게 실시간 위치 알려주는 안심 귀가 서비스로 도입되기도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도 사용했던 기능이다. 카카오T는 향후 가족과 친구에게 도착 예정 시간과 현재 위치 공유도 가능해진다고 공지했다. 
 
목적지에 도착했다. 앱에 저장해놓은 카드로 자동 결제됐다. 가방을 열어 카드를 따로 꺼낼 필요가 없으니 편리하다. 일회성이긴 하지만 요금 자동 결제 시 5000원 할인도 받을 수 있다. 택시 호출 앱이 다양해지다 보니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일종의 유인책이다. '목적지 도착 완료' 버튼을 누르자 기사님을 평가해 달라는 화면이 떴다. 다섯 개의 별점을 통해 기사를 평가할 수 있으며, 평가 메시지를 남길 수도 있다.  
 
외국인으로서 마이택시를 이용했던 것처럼 한국에 관광을 온 외국인 관점에서 생각해봤다. 마이택시는 상대적으로 '열린 서비스'다. 구글지도를 통해 들어갈 수 있고, 범용성이 높은 구글 이메일을 통해 바로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T는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가입해야 한다. 카카오톡 계정이 없다면 불필요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또한 카카오T 출시 단계에 이미 마이택시는 서비스 안정화 단계를 거쳤다. 아무래도 두 서비스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카카오T의 경우 사용자 편의 기능이 상대적으로 섬세하지 못한 점이 눈에 띄었다. 가령 마이택시는 택시 도착시 앱 화면의 전체 깜박임으로 기사와 승객간 커뮤니케이션이 좀더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는다. 도착지에 이르렀을 때도 화면을 통해 좀더 명확히 알려준다. 사용자 관점에 입각한 서비스 업데이트가 요구되는 바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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