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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검찰총장 "얼마 안 남았다, 속도 내라"

간부회의서 '차기총장' 언급 개혁 독려…'김학의 사건' 등 엄정수사, 두차례나 강조

2019-04-0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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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임기만료 석달을 앞두고 초조한 심정을 비쳤다. 문 총장은 9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4월 월례간부회의'에서 "올해도 벌써 2/4분기에 접어들었고 제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추진해 온 개혁 과제들의 진행 상황을 다시 한 번 점검해, 제 임기 내에 완료할 것들은 좀 더 속도를 내서 마무리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장기적으로 추진할 과제들도 미리 충실하게 검토해서 차기 총장 취임 후에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총장이 자신의 남은 임기를 언급하면서 검찰개혁 과제 완수를 독려하기는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1월 월례간부회의에서도 문 총장은 자신의 임기와 검찰개혁 추진을 연결지어 간부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하지만 '차기 총장'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1월 당시만 해도 "제 임기 중에 모든 개혁과제를 마무리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진행했던 과제들을 검토해 유지할 것과 개선·보완할 것, 정리할 것을 분류하고 하반기에 본격 착수할 과제들도 지금부터 발굴해 차근차근 준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촛불정부' 첫 검찰총장으로서 검찰개혁과 과거사 청산이라는 큰 흐름 앞에 얼마 남지 않은 임기를 실감하는 분위기다.
 
문 총장은 이와 함께 현재 여환섭 검사장이 이끄는 '김학의 게이트 사건' 등 과거사 수사에 전력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출국금지 요청에 대한 대검과 진상조사단의 소모적 논란을 의식한 듯, 간부회의 모두와 말미에서 모두 과거사 수사를 언급했다.
 
문 총장은 간부회의 후 당부 첫 머리에 "과거 검찰의 사건처리에 대한 점검절차가 진행 중이고, 그 중 일부 사건에 대해서는 재수사도 이루어지고 있다"며 "검찰이 제때 진상을 규명하지 못하고, 국민적 의혹이 커져 다시 수사에 이르게 된 지금의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사에 대해서는 향후 수사심의위원회의 외부점검을 받는다는 각오로, 사건의 실체를 철저히 밝혀 국민들에게 소상히 설명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과정 또한 적법절차에 따라 바르고 신속하게 진행하여,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무리 당부에서도 "과거에 처리한 일부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진행되면서 구성원들의 마음도 편치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한 뒤 "힘든 과정이지만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겸허하게 되돌아보고, 하나하나 고쳐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어려운 상황일수록 원칙을 지키면서, 투명하고 바른 자세로 검찰의 책무를 다한다는 마음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국정농단 후폭풍 속에 지난 2017년 7월25일 취임한 문 총장은 석달 뒤인 올해 7월25일 2년의 임기가 만료된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3월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촛불정부 첫 검찰총장으로 취임한 문 총장은 오는 7월25일 2년 임기를 만료한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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