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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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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투쟁서 나타난 바른미래당의 허술한 당헌·당규

2019-05-0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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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이 최근 손학규 대표와 안철수·유승민계 의원들의 당권투쟁으로 당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당권을 놓지 않으려는 손 대표와 당권을 빼앗아 오려는 안·유계 연합의 구도로 전선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바른당 내 당권투쟁을 보고 있노라면 “이 당이 정말 제왕적 대통령제를 반대하나” 싶을 정도로 당대표에게 막강한 권한이 집중돼 있습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의원들이 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선 바른당의 당대표가 되면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할 수 있고, 당연직 최고위원인 정책위의장을 임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의 살림을 관장하는 사무총장도 임명할 수 있죠. 당 지도부의 최고위원이 9명인 점을 감안하면 당대표 자신을 포함해 총 4명의 최고위원을 자기 사람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현재도 손 대표를 비롯해 지명직 최고위원은 주승용 국회 부의장과 문병호 전 의원 등이 최고위에 포함돼 있고, 권은희 정책위의장은 손 대표가 임명했지만 곧 다른 사람으로 교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원내대표가 당대표와 같은 뜻을 가진 사람으로 채워진다면 당대표 독단적으로 당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릅니다. 당론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내 자잘한 현안들은 당대표가 마음먹은대로 의결할 수 있는 것이죠. 현재 바른당의 상황이 그렇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당대표를 해임할 수 있는 권한도 별로 없습니다. 당대표가 자진 사퇴하는 것만이 유일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손 대표를 의원들이 사퇴시킬 방법은 현실적으로 전무한 상태입니다.
 
당대표가 사퇴한다고 해도 문제입니다. 현재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사퇴할 경우를 사고와 궐위 등으로 나눠 처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두가지 경우에 따라서 당대표 대행을 승계하는 인사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사고일 경우에는 당 수석최고위원이, 궐위일 경우에는 원내대표가 당대표의 역할을 승계하게 됩니다. 당대표가 수석최고위원과 가까우면 사고의 형태로 사퇴하고, 원내대표가 자신의 자리를 잇기 바란다면 궐위의 형태로 사퇴하겠죠.
 
이 때문에 바른당에서 당내 의원 24명 15명이 지도부의 퇴진을 촉구해도 손 대표의 실질적인 사퇴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런 당헌당규의 허술함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과정에서도 나타났습니다. 국민의당 대표였던 안철수 전 대표가 바른정당과 합당하려고 했을때 당내 절반 의원들이 반대했지만 당대표의 권한으로 합당을 주도했습니다.
 
당 의원총회와 상임위원회, 전국위원회로 이어지는 결정을 안 전 대표 본인이 직접하며 전두지휘에 나섰죠. 당내 호남 의원들 상당수가 반대해도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바른미래당이 탄생했고, 당대표 권한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바른당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지적하며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하고 있는데요. 먼저 자당의 강화된 당대표 권한부터 내려놓는게 순서이지 않을까요.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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