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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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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시장서 수협은행 배지 떼는 이유

2019-05-09 17:51

조회수 : 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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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에 수협은행 직원들과 노량진 수산 신시장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양쪽의 근무지가 서로 멀어 둘의 중간지점으로, 노량진을 택했습니다. 노량진 시장은 많이 바뀌었더군요. 우리가 아는 구시장은 대부분 철거해서 저녁엔 걷기가 섬찟했습니다. 뜯긴 벽에는 시뻘건 락카 스프레이 글씨도 많고요. 노량진시장 철거라는 뉴스를 본것 같습니다.
 
 
현재 노량진수산시장의 주인은 수협중앙회입니다. 수협은 2002년 노량진수산시장과 냉동창고를 인수했고 그 때부터 관리와 운영을 맡아왔습니다. 2014년부터 현대화 작업에 착수해 신건물을 지었고, 구시장은 철거 단계에 있습니다. 수협중앙회장의 주요 공약이 '노량진시장 갈등 해결'인 정도로 당면 현안입니다.
  
그렇다보니 수협은행 직원들도 노량진시장이 편해보이지 않았습니다. 수협은행이 노량진시장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중앙회와 같은 식구다보니, 구시장 상인들을 만나면 '화'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요. 얼마 전에도 구시장 상인과 용역업체간의 몸싸움이 있었습니다. 정장에 달고 있던 수협은행 배지도 떼고 온 걸 봐서는 농담은 아니었습니다. 소속이 드러나니까요.
 
수협 입장의 여러 얘기를 들었습니다. "구시장 상인단체에는 '노조꾼'들이 끼어있다" 등 답답한 마음에 하는 말이겠지요. 수협과 상인회, 서울시, 법원까지 얽힌 노량진시장 문제에서 어디 쪽에 서야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취재범위 밖이기도 하고 벅찹니다. 일로 접근하려면, 내가 갖고 있는 구시장의 추억은 빼고 봐야 하니까요. 집에 있는 사람을 주려고 방어회를 포장해가는데 귀가길이 개운치 않았습니다. 많이 변했더라고만 했습니다.
 
 
텅 빈 노량진 구시장.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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