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신병남

[나의취재탐사기] 금융회장 주가 매입…부양·배당 일거양득

고배당·절세효과로 주가하락에도 손실보전…자사주 소각해야 진정성 보장

2019-05-13 14:06

조회수 : 2,934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미중무역협상이 결렬되고 1분기 실적이 하락하는 등 금융주 악재가 가득한 가운데 금융지주 회장들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발행한 주식을 다시 그 기업에서 얻는 것을 말한다.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책임경영 의지가 자리하나 배당·절세 효과도 적지 않아 금융사에 일거양득이 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4대 금융의 시가총액은 전일대비 1.6% 하락해 1조120억원 줄었다. 신한지주가 4000억원 넘게 감소하고 KB금융지주가 2927억원, 하나금융지주 1801억원, 우리금융지주 1360억원 등의 순으로 급락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지주회장은 4월말 올해만 3번째 자사주를 매입을 실시했다. 지난 3월에는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허인 국민은행장이 자사주를 사들였다. 신한금융은 7500억 규모의 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을 인수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할 방침이다. 
 
금융지주의 노력에도 증권가는 금융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평균 0.49배 수준으로 파악한다. 주가순자산비율은 주가가 자산가치를 얼마나 반영하는 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2019년 3월 기준 코스피(KOSPI) 주가순자산비율은 0.92배이다. 
 
오너도 아닌 전문경영인이 손실을 감안한 주가 매입에 적극적인 이유는 이를 막을 나름의 안전망이 작동하고 있어서다. 금융주는 자사주 보유로 배당 효과를 누리고 매입 과정에서 감세를 누리는 등 단기적 주가 하락에서도 장기적으론 손실액 보전의 여력을 만든다. 
 
올 3월 금융사 주주총회에서 결정한 배당률은 하나금융 5.0%, KB금융 4.0%, 우리금융 4.0%, 신한금융 3.9% 등이다. 3%대를 유지하던 2016년에 비해 1~2% 수준 상승했다. 이는 같은 달 예금 수신 평균금리 1.95%보다도 높은 이익률이다. 
 
분리과세로 20%의 단일세율은 갖는 자사주 매입은 절세효과도 제공한다. 세법상 자사주 매입이 소각 목적이 아닌 경우 양도차익 20%의 세율을 적용받아 상여나 배당보다 적은 부담으로 잉여금을 주식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4대 보험료도 부과되지 않는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 금융지주의 자사주 매입이 지주회사전환이라든가 경영권 방어목적은 아닌 이유에서 일단은 긍정적으로 본다”며 “하지만 자사주 소각까지 가야 유통주식수 감소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 목적을 분명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각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 신병남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