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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우리나라 장례문화 변화와 각국 장례문화

2019-07-09 09:26

조회수 : 1,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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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지인의 아버님께서 노환으로 별세하셨습니다. 평소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던 저는 조의금을 뽑기 위해 현금지급기를 분주하게 찾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거리던 제가 발견한 건 ‘무인 조의금 납부기’. 4대 정도 일렬로 나란히 세워져 있었죠. 신문물을 발견한 듯 이리저리 살펴봤습니다. 

무인 조의금 납부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나만 ‘아날로그적인 삶’을 살고 있나 싶습니다. 사실 요즘 TV나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유행어를 접할 때도 이런 생각에 빠지게 되죠. 조문객은 현금을 뽑을 필요가 없고, 상주 역시 조의금 등을 관리할 필요가 없었죠. 심지어 조의금을 할부로 지급할 수도 있더군요. 최근엔 축의금과 조의금을 어플로 보내는 서비스까지 등장했습니다.



장례 문화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문득 제가 인턴생활을 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지방 MBC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당시 창사 40주년특별 다큐멘터리 ‘남도 재발견’이라는 프로그램에 투입됐죠. 진도 씻김굿이라는 내용을 다뤘는데, 죽은 망자를 위해 동네 주민들이 모두 모여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죽은 이를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줘야 한다는 내용을 다뤘습니다. 

온 동네 주민이 모두 모여 밤새 함께 자리를 지켰고,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음식이 가득했습니다. 가끔 술 취한 문상객들의 노랫소리도 들려왔습니다. 제 기억 속 장례 이미지인데, 요즘 장례 모습과는 많이 다른 듯합니다. 

상주의 슬픔을 달래주기 위해 장례식장에 찾아가는 건 한결같지만, 장례식장 모습은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조용히 가족장이나, 직장(直葬)으로 치르는 경우가 늘고 있죠. 이처럼 간소화된 장례 문화는 도시뿐 아니라 비도시에서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살아온 인생을 마감하고, 마지막으로 떠나는 여행길을 축복하는 장례. 국가와 문화를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의식 중 하나로 여겨져 왔죠. 

세계 각국의 장례문화
일본
– 일본의 장례 문화는 다소 폐쇄적입니다. 혈연 관계가 아닌 문상객은 상주가 정해준 시간에 문상을 할 수 있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지역이나 종교에 따라 장례 문화가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대체로 조문객들이 장례식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는 편이라는 게 특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은 병원에서 사망했더라도, 절대 병원 영안실에서 장례를 치르지 않습니다. 또한 문상할 때는 시신의 얼굴에 덮여있는 가리개를 걷고, 직접 얼굴을 대하며 문상을 하죠. 일본의 문상객은 우리나라와 같이 검은색 옷을 착용하는데요. 장식이 없는 가방과 구두, 기모노 역시 수가 놓이지 않은 옷을 입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게 있는데요. 제단의 향불과 촛불을 잘 보살펴야 합니다. 고인은 향에서 피어나는 연기를 따라 저승으로 가며, 촛불은 그가 가는 길을 안내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촛불이나 향이 꺼질 경우 고인의 영혼이 길을 잃을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중국 – 중국의 장례식장에는 화환으로 수축하게 쌓여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 고인의 입안에 진주나 동전, 혹은 작은 주머니에 찻잎을 넣는다고 합니다. 빈 입으로 떠나 보내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중국은 최근 화장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연간 평균 사망자 수 600만명에 달하는데요. 엄청난 규모의 땅이 묘지로 사용되면서 지난 1956년부터 토장(土葬 : 죽은 사람을 땅에 묻는 장례법)을 금지하고, 화장법을 정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토장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합니다. “메이유첸 쓰부치”라는 말이 있는데, “돈이 없으면 죽지도 못한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묘지 값이 급등하고 있죠. 



인도 – 인도에서는 죽음을 ‘목샤’라고 합니다. 우리 말로는 자유를 뜻합니다. 죽음을 영원한 자유로 가는 관문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인도인의 80% 이상은 전통적인 화장법을 따르고 있는데, 죽은 뒤 3시간 안에 화장하는 것이 관습이라고 합니다. 

인도에서 화장은 ‘소멸의 상징’으로 ‘불멸의 삶’을 의미하는데요. 사고나 전염병 등으로 죽은 사람에게는 화장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카르마(업)’, ‘다르마(의무)’를 다하지 못한 사람들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고인과 가까운 사람들은 화장을 한 날로부터 10일째 되는 날까지 매일 의식을 행한다고 합니다. 인도에서는 사후 10일이 돼야 고인의 혼이 완전히 저승으로 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미국 – 미국 장례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시신을 방부 처리해 문상객에게 보여준다고 합니다. 장의사의 역할과 사회적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는 점이 특이한 점입니다. 미국은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화장보다는 토장을 주로 합니다. 묘지는 주로 교회와 연계해 이뤄지는데, 최근에는 전원, 잔디, 아파트형 묘지가 증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관의 크기 만큼 땅을 파서 묻는 평장(平葬)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 1기당 묘지 면적은 작은 편입니다. 

영국 – 간소한 장례식과 공원같이 잘 가꿔진 묘지로 인해 휴식공간으로 활용된다고 합니다. 묘비의 크기는 엄격히 제한돼 있고 재질 역시 자연석만 가능하죠. 영국은 화장을 선호하는데, 전체의 약 70% 정도가 화장 후 재를 들고, 묘지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영국의 묘지는 1평 정도의 평분을 조성, 설치하며, 최대 4구까지 합장이 가능합니다. 

이탈리아 - 지중해 장례 문화의 발상지로 로마는 인간의 육체에 영혼이 담겨 있다고 여겨 화장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교황이 화장도 교리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공표한 뒤 점차 화장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토장의 경우 10년이 지나면 무조건 한 단계 아래로 내려 묻어 자연스럽게 가족 내 다른 사람이 사망했을 경우를 대비하고, 결과적으로 가족 묘지가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외 다른 특징은 꽃이나 묘비 등을 판매하는 부대사업이 매우 발달해 있다고 합니다. 

<참고>
노성환 <일본의 민속생활>
임선우 <중국 장례 풍속>
한국장례문화연구소
디지털 국립중앙도서관(https://dibrary1004.blog.me/30097949117)
블로거 자유인(http://blog.daum.net/skcs4/2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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