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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원

완연해진 비둘기 시그널, 1% 금리시대 가능할까

10월 이어 1분기 추가인하 가능성 '솔솔', 관건은 실효하한

2019-09-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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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한국은행이 이르면 10월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이어 내년 1분기 추가 인하 가능성이 시장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만약 이 전망대로 향후 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차례만 내리면 역대 한 번도 도달해보지 않은 기준금리 1.00% 시대를 열게 된다. 관건은 한은이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을 어디까지로 추정하고 있는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30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통화정책방향 결정을 위한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것은 맞지만, 대외여건의 전개상황과 그 영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미 지난 7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던 만큼, 정책대응여력을 아끼는 차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는 동결했지만 금통위의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기조는 더욱 완연해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통위원 7명 중 조동철 위원과 신인석 위원이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하 소수의견이 2명이나 나오면서 오는 10월 인하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10월에 이어 내년 1분기에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와 같은 이슈가 내년 1분기에도 해결이 안되고 경기 하강이 지속되면 결국 기준금리가 1.00%까지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물론 이 과정에서 논쟁은 상당할 것으로 보지만, 무역 분쟁 리스크를 전제로 둔다면 시장은 1.00% 금리에 대한 기대감을 항상 갖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 상황은 가변적이지만 무역 분쟁이 장기화되면 1분기 추가 인하도 가능하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기준금리 1% 정도가 하단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은이 추정하는 실효하한 금리 수준이다. 실효하한 금리란 우리나라 경제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일종의 금리 마지노선으로, 이 수준 밑으로 금리가 떨어지면 통화정책 효력이 발휘되지 않거나 기축통화국과의 내외금리차로 자본유출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비기축통화국인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실효하한이 더 높게 추정된다. 
 
현재 시장에서 언급되는 실효하한 금리 수준은 0.75~1.00%다. 시장 추정치만 보면 앞으로 2회 이상 기준금리를 낮출 여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한은은 실효하한에 대한 구체적인 추정 결과를 제시하진 않고 있지만 앞으로 경제상황이 더 악화되면 금리를 낮출 정도의 여력은 갖춘 것으로 판단 중이다. 
 
한은이 실효하한까지 금리를 실제로 낮출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역대 우리나라 기준금리 최저치는 1.25%로, 이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던 적은 없다.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가계대출 증가세와 같은 금융안정 측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주열 총재는 "모든 정책이 그렇겠지만 금리 인하의 기대효과와 함께 그에 따른 코스트(비용)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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