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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여행업계 "일본 여행 줄어도, 여행사 통한 국내 여행 시원찮아"

서울시청 앞 홍보부스 차려 중장노년층 유치 노력…지자체 부스 통해 상품 개발 모색하기도

2019-09-1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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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한일 관계 경색으로 일본으로 나가는 관광객이 줄었지만, 좀처럼 수혜를 누리지 못한 국내 여행사들이 서울시청 앞에 홍보부스를 차렸다. 개별여행을 덜 가는 중장노년층을 중심으로 상품과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18일 오전 10시부터 서울광장에서 ‘2019 우리여행 GOGO 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있다. 19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일본과의 갈등 관계를 맞아 여행객의 발길을 국내로 돌리는 취지로,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국내 여행사의 홍보 부스를 진열한다.
 
14개 여행사는 부스 16개를 차리며 행인들을 끌어들이기에 여념이 없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일본 여행객의 감소가 뚜렷한 국내 여행 증가로 이어진다는 업체는 좀처럼 없었다. 여행사를 통하지 않는 개별관광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올해 관광객은 전년 비슷한 기간보다 10~20% 줄었다"며 "개별여행이 늘고, 패키지 상품을 선호하는 사람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어 2000 관계자도 "과거 사스가 창궐했을 때 중국으로 못 가면서 국내 여행 수요가 늘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는데, 10~20% 느는데 그쳤다"며 "국내 여행이 바가지 요금이라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18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2019 우리여행 GOGO 페스티벌’의 국내여행사 여행상품 홍보부스에 행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여행사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브랜드를 홍보하고, 여행사를 상대적으로 더 선호하는 중장노년층을 끌어들이려고 노력했다. 민간여행사 코레일투어 부스에서는 행사 시작 후 45분 지났을 때 노인을 중심으로 한 10명 가까운 행인이 고객 등록을 마쳤다. 코레일투어 측은 "기차라서 비싼 건 사실이지만, 개인여행보다 싸다"며 "특히 자가용을 운전하지 않으려는 60~70대가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퍼시즌투어의 김동언 실장도 "여름 휴가 때는 개별관광이 강세였는데, 가을은 단풍구경으로 인한 차량 정체 때문에 패키지 여행 수요가 늘어난다"며 "별다른 사은품 없이도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기대에 부풀어있었다.
 
아예 잠재적 개발관광객을 여행사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도 있었다. '풍경있는여행'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강소형 잠재관광지'와 관련한 상품을 소개했다. 강소형 잠재관광지는 연간 10만명 이하의 관광객이 찾지만, 인기 관광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관광지다.
 
행인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원래 타겟으로 하는 집단 외에도 점심을 먹으려고 나온 직장인,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도 들렀다. 한 부스에서는 외국인 여자 2명이 영어로 'DMZ(비무장지대'라고 써진 글자를 가리키며 여행을 희망한다는 뜻을 표했다. 다른 부스에서도 외국인 중년 부부가 Korail(코레일)이라는 글자를 가리키며 상품 설명을 듣고 전단지를 받아갔다.
 
일부 업체는 홍보 효과보다는 지자체와의 상품 개발을 더 바라는 눈치였다. 김용민 제세관광여행사 대표는 "단체 학생 고객을 중심으로 상품을 운영하기 때문에 이번 행사에서 홍보를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며 "지자체의 평화관광 등 상품을 살피고, 지자체도 우리에게 접촉해올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20개 지자체가 홍보 부스 30여개를 차렸으며, 이 중 접경지 10개 지자체가 관광지와 대표 먹거리를 소개하는 ‘평화관광 사진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10개 지자체장과 평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공동 프로그램 개발 등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MOU)를 맺을 에정이다.
 
일부 업체는 국내 여행업계 부흥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더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퍼시즌투어의 김 실장은 "2~3년 동안 개별여행이 강세라, 정부나 지자체가 좀더 패키지 여행을 독려해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A업체 관계자 역시 "이번 행사 통보를 2주 전에 받고 추석까지 끼어 바빴다"며 "더 빨랐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18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평화관광 사진전’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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