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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증권사로 번진 퇴직연금 수수료 경쟁…'텅장' 벗어날까

2019-10-31 15:43

조회수 :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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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수료 인하 경쟁이 은행에서 금융투자업계로 번졌습니다. 퇴직연금 시장이 해마다 큰 폭으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퇴직연금 가입고객의 수익률을 높여 금융사 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 중 연금자산 1위(지난 9월말 기준 11조8000억원)인 현대차증권은 다음달 1일부터 퇴직연금 기본수수료를 0.01%포인트 낮추기로 했습니다. 또 고용노동부 장관이 인정한 사회적기업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50% 할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수수료 인하 등의 경쟁이 가열된 상황입니다. 은행들은 그동안 퇴직연금 수수료를 지속적으로 낮춰왔습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2017년 12월 개인형퇴직연금(IRP) 수수료를 0.05~0.12%포인트 낮춘데 이어 지난해 2월에도 수수료를 인하한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사회적기업을 비롯해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법인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최대 50% 감면하고 사회초년생과 연금수령고객 등 개인고객에 대해서는 최대 70%를 인하했습니다.

신한은행은 지난 7월부터 개인형 IRP 가입고객이 손실을 입을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고 관리수수료를 최대 70% 감면하는 방식으로 수수료 체계를 개편한 바 있습니다. KEB하나은행 역시 만 19세부터 34세 미만 가입자에게는 개인형 IRP 수수료를 70% 낮췄습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차증권이 수수료 인하에 나섰고 다른 증권사들도 인하 방안을 검토 중인 상황입니다.

한화투자증권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시장 공략 본격화를 위해 상품 차별화와 수익률 자동관리, 가입자 컨설팅 등을 강화했습니다.

이처럼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사들이 수수료 인하에 나서는 것은 퇴직연금 시장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190조원으로 전년보다 12.8% 증가했습니다.

또 은행과 증권사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점도 수수료 인하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최근 1년간 퇴직연금 수익률은 지난 2분기 기준 0~2%대에 그쳤습니다. 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 역시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에 금융사마다 수익률 제고방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인데요. 퇴직연금이 '텅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가입자의 관심뿐만 아니라 금융사들의 추가적인 노력도 계속되길 기대합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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