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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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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희경 기자입니다.
교육방송 EBS, 폭행 논란에 내놓은 황당 해명

2019-12-11 17:16

조회수 : 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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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로 흥하는 줄 알았습니다. '건전하지만 재미는 없는 교육방송'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신선하고 유익한 교육방송'이라는 소리를 들은 게 얼마나 됐다고, EBS가 사고를 쳤습니다. '이미 엎지른 물'이지만, 그 물을 담는 도구가 호스여야 할 판국에 숟가락 하나만 덜렁 가져와 땅을 파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EBS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이하 '보니하니') 유튜브 라이브 영상에서는 충격적인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개그맨 최영수가 '하니' 채연을 폭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제스쳐가 보인 것. 당시 카메라에는 다른 출연진의 몸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른 심증이 나왔죠. 폭행으로 인해 일어난 소리와, 그 직후 채연이 한쪽 팔을 붙잡고 있는 모습이 보이며 네티즌들은 명백한 폭행을 의심했습니다.
 
이때 EBS는 '1차 입장문'을 밝힙니다. "어제 라이브 영상 관련해서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관련 논란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더 이상의 추측과 오해는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죠. 
 
'보니하니' 유튜브 방송 캡처. 사진/EBS
 
하지만 네티즌들의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설상가상 다른 개그맨 박동근의 욕설까지 발견되면서 시청자 게시판엔 "최영수와 박동근을 하차시켜달라"는 항의글이 빗발쳤습니다. 
 
그러자 EBS는 '2차 입장문'을 밝혔습니다. 앞서 다섯 줄 남짓했던 입장문보다는 훨씬 길어진 모습입니다. 이들은 "폭력이나 접촉이 있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다시 한번 힘주어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출연자들끼리 허물없이 지내다 보니 어제는 심한 장난으로 이어졌습니다"며 "이 과정에서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고 이는 분명한 잘못"이라고 말했습니다. 성인 남성이 미성년자 여성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을 장난으로 치부하는 자세. 실제 맞았든 맞지 않았든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분명 교육방송으로서는 문제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작진과 출연자들은 앞으로 라이브 방송을 중단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세우겠다는 것인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인지, 시청자들의 피드백은 어느 정도 수용하겠다는 것인지 등에 관한 이야기는 일절 없습니다. '만능 반성문'의 예시로 뽑아도 될 정도입니다.
 
EBS는 이에 대해 다시 한번, '3차 입장문'을 내야 합니다. 또 이 과정에서 어리고 순진한 '보니하니' MC들 뒤에 숨는 치졸한 어른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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