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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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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누구에게 '봄'되나

2019-12-18 16:58

조회수 :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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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금융을 앞세워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이 진행한 '오픈뱅킹'이 18일 정식 출범했습니다. 기자들이 편한 이해를 위해 '한 앱에서 타행계좌의 이체·조회 등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라고 적었지만 금융권에 적지 않은 변화의 씨앗이 될 전망입니다. 오픈뱅킹은 작게는 금융결제망에 '도량형'이 생기는 일이고, 넓게는 데이터 융합까지 확대가 점쳐지는 '금융 혁신의 장'이 생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도량형은 흔히들 어떤 물리량을 측정하기 위한 기준이라고 이해합니다. 섭씨, 미터, 리터 등과 같은 단위로 존재합니다. 마찬가지로 오픈뱅킹은 기본적으로는 각 은행들이 사용하는 결제망(펌뱅킹)을 하나의 기준으로 맞춘 것입니다. 타행간 이체니 조회니 하는 것은 실상 이런 배경에 따른 응용서비스일 뿐이죠. 
 
도량형의 무서운 점은 누구나 이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점입니다. 과거 전쟁이나 반정 등 새 나랏님이 생겨야 다른 기준들이 제시됐듯, 한번 구축된 오픈뱅킹도 정비를 마치게 된다면 되돌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요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오픈뱅킹 선점에 노력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범운영 기간을 통해 기득권을 내려놓은 은행들이 먼저 플레이어가 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속성에서 오픈뱅킹이 누구의 득이 될지는 여전히 미궁 속입니다. 오늘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행사에서 행사에 참여한 은행장들과 핀테크 대표들은 웃는 얼굴로 자신감을 비췄습니다. 그럼에도 기자의 발길을 붙잡는 건 지방은행입니다.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 대비 자본도, 핀테크 대비 혁신성도 갖추기가 어렵습니다. 최근 들어 핀테크사들과 지방은행들의 협업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것도 궤가 같습니다. 
 
지방은행, 참 어렵습니다. 통상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소매에 영업이 치중돼 있습니다. 그나마 거점도시별 위치한 산업단지나 공업단지는 수도권 본사에서 직접 주요 시중은행과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지난해엔 그나마 먹거리로 자리했던 시청, 공기업 등 기관영업들도 시중은행의 거센 도전을 받았습니다. 이와중에 모든 은행의 결제망이 열리며 체급에 상관없이, 모든 선수들이 같은 무대 위에 올려졌습니다. 더군다나 그 무대는 웬만해선 물릴 수 없는 경기장입니다.
 
자유시장에서 경쟁에 대한 자율성을 무시하는 게 아닙니다. 지방은행 존재 이유처럼 어떤 지켜져야 할 부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책과 시장을 관찰하는 입장에서 물론 뾰족한 대안이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모든 인프라가 수도권에 모인 부작용을 사회 다방면으로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젠 전 국민의 자산 역시 편중을 가속하는 모습은 거북한 기분을 들게 합니다. 오픈뱅킹을 앞두고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을 또 계속해 분투하실 지방은행 관계자들을 폄훼하는 뜻이 아님을 글 말미에 다시금 밝힙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식에 참석해 오픈뱅킹 서비스 본격실시를 선포하는 버튼을 누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김영기 금융보안원장,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권인원 금융감독원 부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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