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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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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에 죽고 사는 '카카오뱅크'

2020-01-15 13:44

조회수 : 1,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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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26주 적금'을 준비할 때 일입니다. 금융감독원 약관 심사관이 카뱅에 물었습니다. "여기 캐릭터들이 주마다 찍히는 건 어떤 용도죠?" 카뱅이 답했습니다. "그냥, 귀엽잖아요."
 
지난해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카뱅입니다. 시장 안착에는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겠으나 '라이언'을 필두로 한 '카카오 프렌즈'의 공은 당연 첫 손에 꼽힙니다. 디자인 체크카드로 계좌를 유치하는 역발상은 업권 내에서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캐릭터의 이미지를 빌려 은행이 살게 된 것이죠. 이후 제공되는 상품들도 비슷한 감성을 살리면서 금융 상품으로의 기능도 함께 고민하는 모습입니다.
 
카뱅이 갖는 다른 이미지는 '혁신'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이란 타이틀처럼 기존 은행에 좋은 자극이 되고 이들 찾지 못한 고객 편익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업권에서는 카뱅의 편의성을 단연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은행들은 6자리 비밀번호와 같이 뱅킹 앱 인증절차를 가볍게 하는 분위기지만 그 시작은 역시나 카뱅입니다. 
 
이는 카카오 프렌즈로 유치한 고객들을 잘 유지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체거래 시 과정도 카뱅이 은행들보다 간편해 고객들을 잘 묶어두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때문에 은행들은 오픈뱅킹 출범 시 카뱅을 경계 대상 1위로 삼았습니다. 앱 하나로 고객의 이체 거래가 집중된다면 당연히 쉬운 쪽으로 손이 갈 테니까요. 카뱅은 올 상반기 오픈뱅킹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저도 때마다 앱을 지우고 다시 설치하는 한 소비자 입장에서 유입된 고객을 잘 간수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카뱅이 얼마나 서비스를 잘 구축했는지를 방증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그런 카뱅이 다시 '혁신'에 매이고 있는 듯합니다. 그간 이체, 적금, 소액대출, 정책 대출 등 상대적 쉬운 내용에 치중했다면 이제 어려운 은행 서비스에도 도전해야 하는 이유에섭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기업대출과 같이 평가에 전문성이 요구되는 내용들은 은행 성장을 위해선 진출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대면 영업이 없는 까닭에서 위 대출들은 쉬이 덤벼들기 어려운 것이라고 합니다.
 
카뱅 관계자는 "주담대는 상품 구조의 복잡함도 있지만 정책 변화도 잦아 고객과 대면해 즉각 수기 작성하는 은행들의 영업 대비 비대면으로 진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장 개발에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떡 하니 내놓기도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억 단위의 상품이니 고객뿐만 아니라 자기자본비율을 따져야 할 은행에도 적잖은 리스크로 다가오기 때문이죠. 
 
반대로 카뱅에 혁신 서비스를 기대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답답할 따름입니다. 신규 서비스인 '저금통'도 출시에 1년이 소요됐습니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을 통해 산업자본까지 허용할 정도로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정부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저금리 기조에 따라 카뱅이 판매하는 대출금리, 예금금리도 시중은행과의 간극이 줄고 있습니다. 카뱅이 한 철 메기로 끝나면 난처해질 사람이 한 둘이 아닙니다. 
 
캐릭터 이미지가 카뱅을 살렸든 혁신이란 단상이 카뱅을 옥죄고 있습니다. 보다 성장하기 위해 기존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편해 제시하든, 중금리와 같은 새로운 금융 상품을 제시하든 변화가 필요합니다. 장기적으로 기존 은행과의 대결에서 자기 분야 구축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내후년엔 기업공개(IPO)도 예고하고 있습니다. 카뱅이 자신들이 제시한 이미지에 잡아 먹히지 않길 바랍니다. 
 
카카오뱅크 출범 1주년 간담회에 앞서 직원들이 새롭게 출시된 한정판 체크카드 4종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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