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활용법(39)-우리나라 철도기술, 초일류 향해 속도 낼 때

우리나라는 일본·프랑스·독일·스페인 등에 이어 시속 300km대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초고속철로는 물론, 고속열차 개발 등을 이뤘습니다. 물론, 철도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고속열차 생산 기술을 도입한 시점이 짧고 노선망도 한정돼있어 기술 고도화 측면에서 아직 개선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또 도시철도(지하철) 위주의 교통망 강화로 철도교통이 사양길을 걷는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철도 관련 기술은 상당히 고도화한 상태로, 선진국과 비교해 “조금 더디다”는 표현이 적절하겠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최근 현장 적용을 위한 검증을 마친 ‘휴대용 선로진단 장비 및 해석 기술’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하나로 결합한 영상장비와 주행안전성평가 장비로 선로를 검측한 후 위치동기화 자동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선로시설 현황과 주행 안전성을 평가하는 기술”입니다. 조금 어렵게 들리나요? 인공위성 위치정보(GPS)가 내재된 영상장비로 측정한 선로 형상 및 구조물 등 선로 주변 영상과 주행 안전성평가 장비로 측정한 주행 가속도, 승차감 데이터를 3D 지도에 결합해 선로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북한 등 설계도면이 없는 교량에 활용할 수 있는 교량진단 기술에 대한 내용입니다. 사진은 3차원 스캔 측량과 드론영상을 결합한 철도교량 3D 실측도입니다. 사진/철도연

 

이 기술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장비를 소형화해 휴대가 간편하고, 사용이 편리해 향후 북한 철도 조사에 쉽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철도시설물을 점검할 때 다양한 센서를 탑재한 전용 검측차량이나 고정밀 안전진단 장비를 활용하고 있지만, 북한 철도는 대북제재 등으로 검측차량이나 정밀장비 반입이 어려워 측정과 해석이 간편한 기술을 개발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지난 2018년에 진행한 남북한 철도공동조사에서도 육안 및 간단한 조사 장비 중심의 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북한 등 설계도면이 없는 교량에 활용할 수 있는 교량진단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볼까요? 3차원 스캔 측량으로 획득한 데이터와 드론으로 촬영한 교량 영상을 결합해 교량도면 제원을 추출하는 기법입니다. 철도연은 지난해 12월 북한의 철도교량과 유사한 중앙선 3개 교량에서 현장 시험을 진행하고 교량과 궤도 형상을 도면화한 결과, 기존 설계도면 대비 오차가 ±2mm 이내임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기술은 왜 필요할까요? 바로 북한의 철도교량이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건설돼 설계도면이 유실됐거나 변형 등으로 일치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부분과 연관됩니다. 철도연의 기술은 향후 개량 및 복구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휴대 장비만으로 철도시설물을 손쉽게 조사·진단할 수 있어 개량 및 복구에 필요한 시간 단축이 가능하고, 장비 반입이 어려운 북한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경제적인 기술이라는 뜻입니다. 이 기술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써서 철도 현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 기술로, 북한뿐 아니라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 16일 하노이 팬퍼시픽 호텔에서 ‘하노이 도시철도 8호선 건설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사업’ 착수보고회를 열었습니다. 사진/철도연

 

철도연은 실제 지난 16일 하노이 팬퍼시픽 호텔에서 ‘하노이 도시철도 8호선 건설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사업’ 착수보고회를 개최하는 등 베트남과의 파트너 확장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하노이 도시철도 8호선은 하노이 중심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총연장 37km입니다. 지상구간 18km 및 지하구간 19km로 건설될 예정으로, 정거장 26곳과 차량기지 2곳으로 이뤄집니다. 우리나라 철도 기술의 해외 진출과 관련해 베트남 상황 잠시 언급하며 지나갑니다.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AI)과 IoT, 5G 기술 등을 철도에 활용하는 방안과 자율주행제어기술을 통한 열차제어 등을 체크하겠습니다. 복합산업인 철도는 기본적으로 차량·인프라는 물론, 시스템 개발과 소비자 편리성 등 다룰 내용이 많습니다. 대량 수송이 가능한 기차의 특징과 승무원의 업무 효율을 높여줄 스마트홈 기술 활용을 통한 서비스 개선 등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