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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대법, '댓글 순위 조작' 드루킹 징역 3년 확정(종합)

정치자금법 위반·뇌물공여 혐의 포함 원심 판단 유지

2020-02-1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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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필명 '드루킹'으로 활동하면서 인터넷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동원씨에 대해 징역 3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3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씨와 함께 기소된 필명 '둘리' 우모씨, '솔본아르타' 양모씨, '서유기' 박모씨 등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6개월이 확정되는 등 나머지 공범에 대한 판단도 유지됐다.
 
재판부는 "원심은 킹크랩 프로그램을 이용한 댓글 순위 조작 작업이 허위의 정보나 부정한 명령을 입력해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함으로써 피해자 회사들의 댓글 순위 산정 업무를 방해한 것에 해당한다고 봐 유죄로 판단했다"며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김씨 등은 지난 2016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으로부터 받은 포털 사이트 아이디와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서 기사 8만여개에 달린 댓글 140만여개에 공감·비공감 클릭 9970여만회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지난 2016년 3월 2차례에 걸쳐 고 노회찬 전 의원에게 총 5000만원을 전달하는 등 정치자금법 위반, 2017년 9월 김경수 당시 의원의 보좌관 한모씨에게 500만원을 전달하는 등 뇌물공여 혐의를 받았다.
 
아내를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씨가 지난해 5월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심은 김씨에게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뇌물공여 등 혐의로 징역 3년6개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댓글 순위 조작의 공범 3명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킹크랩 프로그램을 이용한 이 사건 댓글 순위 조작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러한 범행은 온라인상에서 마치 실제 이용자가 직접 뉴스 기사의 댓글에 대해 공감·비공감 클릭을 한 것처럼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해 인터넷 포털 서비스를 운용하는 피해 회사들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한 행위로서 피해 회사들의 서비스에 대한 회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피해 회사들이 이러한 범행을 막기 위해 추가로 큰 비용을 들여 대비책을 강구하게 하는 등으로 큰 피해를 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또 "이와 같은 댓글 순위 조작 범행은 그 실질에서는 단순히 피해 회사에 대한 업무를 방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온라인 공간에서의 투명한 정보의 교환과 그에 기초한 자유로운 토론을 통한 건전한 온라인 여론 형성의 기능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나머지 다른 피고인들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이 사건 킹크랩을 이용한 댓글 순위 조작 범행의 객관적 사실관계를 대부분 인정하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이 범행을 통해 개인적인 이익을 취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2심은 김씨의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해 1심판결의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전 부인을 폭행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형법 제37조의 후단 경합법 관계인 점을 고려해 징역 3년으로 감형했다. 김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댓글 순위 조작 공범 3명에 대해서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댓글 조작 의혹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드루킹 김동원씨가 지난해 4월19일 오후 항소심 공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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