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재홍

(시승기)혁신적 감성이 돋보인 테슬라 ‘모델3’

제로백 3.4초 가속성능 탁월…오토파일럿 기능 등 특징

2020-03-22 07:08

조회수 : 6,32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친환경차 바람이 불면서 전기차의 대명사하고 할 수 있는 테슬라도 국내 시장에서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2017년만해도 국내에서 303대 판매에 그쳤지만 2019년 2430대까지 상승했고 올해는 보급형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는 ‘모델3’를 앞세우면서 2월까지 1571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3~14일 테슬라 모델3를 시승했다. 모델3는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 롱 레인지, 퍼포먼스의 3가지 트림으로 구성됐는데 최상위 트림인 퍼포먼스로 주행했다. 시승 코스는 서울 테슬라 청담전시장을 출발해 강원도 강릉 및 정동진, 동해 지역을 거쳐 다음날 복귀하는 약 530km를 운전하는 구간이었다. 
 
이번에 시승한 테슬라 '모델3'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시승을 하기 전에 차량 조작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테슬라의 외관은 일반 차량과 크게 다른 점은 없지만 차량 조직 및 설정에서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1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을 조작할 수 있었던 점이 차별점으로 다가왔다.
 
운전석 정면에 계기판도 없었고 사이드 미러, 와이퍼 조작도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뤄졌다. 스티어링 휠 오른편에 컬럼식 기어가 위치했다. 
 
그동안 다양한 차량을 시승했지만 시동 스위치가 없는 모델은 처음이었다. 카드 모양의 키를 차량에 대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시동이 걸리는데, 소음이 거의 없어 처음에는 시동이 걸린지도 모를 정도였다. 1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는 마치 ‘아이패드’가 연상됐는데, 목적지를 입력하니 큰 화면을 통해 내비게이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배터리 충전 상태도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는 모양으로 표시됐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1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특히 수입차에서 내비가 불편해 스마트폰 내비앱을 활용할 때도 많았지만 테슬라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오히려 깨끗하면서도 넓은 화면으로 볼 수 있었던 점은 장점이었다. 다만 일반적인 차량과 다른 점이 많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주행을 하기 전에 각종 설정 등을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의 경우 현대차 코나 EV, 한국지엠 볼트 EV, 메르세데스-벤츠 EQC 등을 시승한 적이 있다. 그 차량들에 비해 저속에서도 소음이 들렸다. 특히 고속주행 시 풍절음이 너무 커서 음악을 들을 때 볼륨을 상당히 높여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가속 성능은 매우 좋았다. 모델3의 0~100km/h의 가속 시간은 단 3.4초에 불과하다. 이미 시승했던 차량 중 포르쉐 ‘911 카레라S’가 3.6초였던 걸 감안하면 엄청난 퍼포먼스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전기차이기 때문에 저속에서도 속도가 빠르게 상승해 ‘조심해서 운전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주행 모드도 디스플레이에서 컴포트, 스포츠 중 선택할 수 있었다. 또한 스티어링 감도도 3단계로 설정할 수 있었다. 
 
공조장치 등도 디스플레이를 통해 설정할 수 있다. 사진/김재홍 기자
 
비상 스위치도 위쪽에 있다. 사진/김재홍 기자
 
이번 시승에서 가장 비중을 뒀던 부분은 ‘오토파일럿’ 기능이었다. 흔히 ‘자율주행’을 연상하는데, 어떤식으로 구현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오토파일럿 기능을 활성화하려면 기어를 두 번 연속으로 내리면 된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 원형 모양의 버튼을 아래위로 움직이면 크루즈 컨트롤 속도, 좌우로 조절하면 전방차량과의 거리가 설정됐다. 
 
또한 고속도로 주행 시 차량이 디스플레이에 차선변경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방향지시등을 켜니까 차량이 그 방향으로 차선을 옮겼다. 오토스티어 기능이 작동되면 차량을 감지해 자동으로 조향했고 주변 상황에 따라 앞 차와의 간격과 속도를 조절했다. 강원도 지역에 진입해 오대산 등 산악 지형을 주행했는데 등판 능력도 좋았고 오토파일럿 기능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운전자 정면에 계기판이 없다. 사진/김재홍 기자
 
다만 워낙에 가파른 언덕길이었기 때문에 자칫 차선을 이탈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기능 작동 여부만 확인한 후 직접 조향했다. 어느 정도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맹신할 정도는 아니었고 테슬라 관계자도 시승 전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전용 충전시설 ‘수퍼차저’에서도 충전할 수 있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강릉, 속초, 원주 등 세 곳에 위치해있다. 충전을 위해 목적지를 수퍼차저가 있는 라카이샌드파인 지하 주차장으로 변경했다. 서울에서 출발할 때 주행 가능거리는 400km를 넘었지만 100km 초반까지 떨어지니까 서서히 압박감이 느껴졌다. 토요일 오후 3시쯤 도착했는데, 충전을 하기 위해 테슬라 오너 3~4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수퍼차저에서 충전하는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지난해만 해도 테슬라 차량이 별로 없어 충전이 원활했지만 최근 모델3 판매가 급증하면서 충전이 불편하다는 반응을 테슬라 동호회 카페에서 본 적이 있었다. 실제로 충전을 위해 1시간 정도 대기하면서 그 반응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충전을 시작하니 디스플레이에 충전 상태가 나타났는데, 스마트폰 형태가 떠올랐다. 80%까지 충전하려면 평균 1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충전이 시작되니 남은 시간은 50~55분 사이로 나왔다.
 
얼리어탭터 성향이 있거나 전기차를 선호하는 고객이라면 모델3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지만 고객 불편을 줄이려면 충전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충전 상태가 디스플레이에서 구현된다. 사진/김재홍 기자
 
테슬라 청담 전시장에 진열된 모델3와 모델S.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 김재홍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