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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법썰)조주빈이 만든 '개미지옥'에서 피해자·가해자 모두 '허우적'(영상)

2020-04-1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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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겸손으로 더욱 빛나는 관록과 지혜, 성범죄 전문 신중권 변호사와 완전 필드형 최기철 기자가 엮어 내는 '개념 있는 시사법조 비평' 법썰!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집단인 '박사방' 주범 조주빈과 공범들은 한번 걸려들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개미지옥'과 같은 수법으로 피해 여성들을 쥐어짰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팀장 유현정)'가 13일 발표한 중간수사 결과를 보면, 박사방은 △피해자 물색·유인 △성착취물 제작 △성착취물 유포 △수익 인출 등 4개 파트로 움직였다. 물론, 그 중심에는 조주빈이 있었다.
 
텔레그램 '박사방' 구조. 자료/서울중앙지검
 
유인책이 인터넷이나 SNS상 랜덤채팅으로 '고액 아르바이트'나 '조건 만남' 등 광고를 올려 피해여성들이 접근하면 텔레그램 채팅창으로 유인한 뒤 이 내용을 모조리 캡쳐(갈무리)해 약점을 잡았다. 이후 면접 명목으로 소액을 보내준 뒤 '더 좋은 일을 알선해 줄 수 있다'며 얼굴사진과 신체가 약간 노출된 사진을 피해여성으로부터 전송받았다.
 
일이 여기까지 끝나면 조주빈 일당은 그럴듯한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하고 '신분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신분증을 전송받는 수법으로 피해여성들의 개인신상정보를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신분증을 요구하면서도 생년월일을 제외한 나머지는 가려 보내라고 했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더 깊이 속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사방 일당은 이렇게 입수한 피해여성의 정보를 SNS 계정을 통해 검색한 뒤 사진과 출신학교, 친구 정보 등을 확보했다. 여기에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불법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 뒤 주민등록번호를 조회하고, 피해여성의 가족 신상과 집주소, 연락처까지 확보했다. 피해자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는 것이다.
 
이후 조주빈을 비롯한 '박사방' 일당은 피해여성을 노예처럼 착취했다. 전신 노출이나 특정자세, 자위행위, 변태적 행위 등 점점 수위를 높여가며 성착취 영상물을 전송받았다. 조주빈이 성착취 영상물을 이용해 홍보자료(속칭 ‘삐라’)를 게시하면 '유포책'들이 즉시 유포했고, 조주빈은 '박사방'으로 몰려 든 유료회원들에게 성착취 영상물을 팔아 넘겼다. 오프라인 상에서 일명 '직원'을 피해여성에게 보낸 뒤 직접 성폭행한 뒤 그 영상물을 전송받아 다시 돈을 받고 팔아넘기기도 했다. 반항하거나 거부하는 피해여성에게는 그동안 수집했던 개인정보와 노출사진, '조건 만남' 채팅 내용 등을 도구로 집요하게 협박했다.
 
조주빈은 비슷한 방법으로 유료회원들 역시 '쥐락펴락'했다. 왕성한 텔레그램 활동과 개인정보 및 금품 제공자들만 일정 등급 이상 회원으로 가입시켰고 자신이 만든 규칙을 위반한 회원들 역시 신상공개 등 불이익을 줬다.
 
검찰 관계자는 "이렇다 보니 회원들은 조주빈을 전폭적으로 지지했고 조주빈은 소위 ‘말 잘 듣는’ 회원 들의 요청 사항(특정한 포즈 등)을 반영해 성착취 영상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회원들 중 수익금 인출 담등을 둬 수고비 명목으로 돈을 지급했, 온라인 관여자 들은 미공개 성착취 영상물 열람, 성착취 영상물 제작 참여 등 이익을 누리게 하는 수법으로 관리했다"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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