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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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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진실이 이끄는대로…"반갑습니다. 최기철입니다."
(시론)우리는 청년에게 어떤 기회를 주었나?

2020-04-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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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의 지급대상을 두고 전 국민에게 지급하느냐, 소득 하위 70%에게만 지급하느냐는 혼선이 있었다. 필자는 이에 대해 국민 모두에게 재난지원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기고한 바 있다. 지금은 다행히 전 국민 지급으로 확정이 되었다. 이미 지난 일이 되어 버렸지만,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을 소득 하위 70%로 제한하려고 한 것이 왜 문제였는지는 기록에 남기고 싶다. 
 
애초에 소득 하위 70% 기준이 모호하다는 문제제기가 많았는데, 그중에 한 가지는 과연 소득이 부와 비례하는가 하는 점이다. 소득이 많은 사람이 소득이 적은 사람보다 돈을 더 버는 것은 맞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부자라고 할 때 어떤 사람을 부자라고 할까? 그저 소득이 많은 사람을 부자라고 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보자. 30대 초반의 A는 대학원생이다. 소득은 없다. 부모님이 사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아파트의 최근 매매가는 12억이다. 부모님이 주는 월 3백만 원의 용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물론 용돈은 관공서에 노출이 되지 않는다. 30대 초반의 B는 직장인이다. 취업 후에는 원룸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월세로 70만 원의 돈을 낸다. 그리고 월급 일부를 집에 용돈으로 보내드리고, 일부를 저축한다. 그의 급여는 270만 원이다.
 
재난지원금이 소득 하위 70%로 결정됐다면 A는 지원금을 받지만, B는 받을 수 없다. 소득하위 70%는 중위소득 150%으로, 1인 가구 기준 월 2,635,791원이기 때문이다. 보다 결정적인 차이는 A가 가진 것은 자산이고, B가 가진 것은 소득이다. 단지 그것이 결정 기준이다. A의 자산은 증여에 의한 것이고, B는 근로소득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소득 하위 70% 기준에서는 A가 부모님으로부터 얼마의 지원을 더 받아도 상관없고, B가 원룸이 아니라 반 지하에 살든 고시원에 살든 그건 고려 대상이 아니다. 
 
소득 하위 70%를 기준으로 하면서 A의 사례와 같이 자산이 많은 이들이 대상이 되는 데에 비판이 일자 정부는 자산이 많은 사람을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해 자산 기준을 마련했다. 재산세 과세표준 9억원, 금융소득 기준은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종합과세와 분리과세의 구분기준인 '2천만원'이다. 재산세 과세표준 9억원의 공시가 15억, 시세는 20억 수준이다. 금융소득 2천만원은 12억이 넘는 예금 보유자다. 20억 수준의 집이나 12억이 넘는 예금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누가 소득만으로 20억 수준의 재산과 12억 이상의 예금을 보유할 수 있을까? 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부의 평가는 자산을 배제함으로써 불평등한 효과를 낳는다. 기성세대는 이 점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자산은 주로 그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철승 교수의 『불평등의 세대 - 누가 한국 사회를 불평등하게 만들었는가』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규모 면에서 역대 최대의 출생 세대인 386의 과다한(?) 저축 성향은 향후 한국의 자산, 특히 부동산 시장에 커다란 버블을 만들어낼 공산이 크다. 386세대는 산업화 세대와의 투쟁에서 마침내 점유한 정치권력과 시장권력을 ‘자산화’시켜, 다음 세대로 대물림하기 위한 작업에 이제 막 착수한 듯이 보인다…386세대 또한 앞선 세대 못지않은 거대한 자산투자 여력을 갖게 된 것이다. 경제 발전과 세계화에 따른 30여 년에 걸친 고소득의 축적과 낮은 사회복지세는 산업화 세대를 압도하는 여유 자산을 생성시켰다.” 
 
이번 재난지원금 지급기준에 대한 정부의 혼선은 지금의 기성세대가 얼마나 자산 불평등에 무관심하고 자신들이 쌓은 자산을 당연시하는지, 그리고 이런 자산의 불평등으로 인해 젊은 세대가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어느 수준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산의 불평등을 염두에 두고 해결해 나가지 않는다면 과연 불평등이 해소될 수 있을까? 기성세대가 앞으로 우리 사회와 미래 세대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불평등의 세대>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적혀 있다.
 
“롤스(Rawls 1971)의 표현을 빌리면, 그 사회에서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오늘의 청년 세대에게 최대의 기회를 보장해야만 ‘기회의 균등’이라는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다.”
 
우리는 청년 세대에게 과연 어떤 기회를 보장하고 있는가? 
 
 
김한규 법무법인 '공감'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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