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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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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ews)5·10 총선 열흘 앞두고 일어난 휘문학교 괴시체 사건(세로영상)

2020-05-10 00:00

조회수 :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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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로운 소식이 수천 건씩 쏟아지는 ‘뉴스의 시대’, 이제는 '구문(舊聞)'이 된 어제의 신문(新聞)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를 기록해보고자 준비했습니다.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1948년 4월30일 휘문중·고등학교 전신 '휘문중학교' 내에서 한 청년의 사체가 발견됩니다. 일주일 뒤 검시 결과가 전해지는데요, 경찰은 청년의 몸에 무수한 타박상이 있는 점으로 보아 타살이 분명하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그 무렵 인근 주민들의 증언도 나옵니다. 사체가 발견된 30일 오전 9시쯤 휘문학교 학생 두 명이 같은 학교 학생 수십 명에게 포위돼 구타당하는 걸 목격한 주민이 한 둘이 아니었던 겁니다. 
 
청년은 왜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서 목숨을 잃을 정도로 끔찍한 폭행을 당한 걸까요?
 
5.10 총선을 열흘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된 청년. 경찰은 청년의 사망 원인을 '타살'로 판정하면서 피살 원인과 관련된 유의미한 증언을 확보합니다. 바로 폭행을 당한 학생 두 명이 가해학생들에게 끌려가기 전 '단선반대', 즉 남한만의 단독 선거를 반대하는 전단을 살포하고 있었다는 건데요. 같은 학교 학생 간에 일어난 폭행 사망 사건은 당시 극심했던 사회 갈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좌우 이념 대립이 극심하던 당시에 치러진 5.10 총선은 그 준비과정은 물론 선거 당일까지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단독선거가 거론되던 그해 2월 백범 김구는 '3천만 동포에게 읍고함'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반대했지만 결국 유엔특별총회에서 단선이 결정됐고요. 단선반대가 가장 크게 폭발한, '제주 4.3 사건'도 있었습니다. 몇 년간 제주지역에서 '반공'을 명분으로 공권력이 무수한 민간인을 학살해 그 희생자가 6.25 전쟁 다음으로 많았던 비극이었습니다.
 
선거 당일 투표소도 시끄러웠습니다. 부산 영도에서는 괴한 2명이 침입해 선거위원장을 흉기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도주한 사건이 있었는가 하면, 서울 공덕동에서는 수명의 청년들이 뒷문으로 침입해 수류탄을 던지는 바람에 지나가던 행인들이 중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투표 하루 전날인 9일 밤 투표소에 다이너마이트를 던진다거나 10일 당일 투표 종료를 30분 앞둔 오후 6시 반쯤 청년 20여명이 침입해 투표함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뒤 도주하는 바람에 투표함이 속까지 타버린 일도 있었습니다. 투표소 안팎으로 크고 작은 소요와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서울시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뉴스도 보입니다.  
 
이런 우여곡절 속에 치러진 첫 총선은 등록 유권자 784만여명 중 95.5%가 투표해 압도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습니다. 당시 만 21세 이상에게 주어졌던 선거권은 일본정부로부터 작위를 받거나 일본 제국의회 의원이었던 사람에겐 제외됐습니다. 
 
남한만의 단독선거이긴 했지만 통일국가를 지향하는 상직적 의미에서 북한지역 100석을 비워뒀고, 제주지역 두 석은 4.3 사건으로 선거가 무산돼 총 198명의 의원을 선출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5월31일 개원한 제헌국회의 초대 의장은 그해 7월20일 간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한민국을 만든 70가지 선거 이야기'에서 5.10 총선에 대해  "선거는 전체적으로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남한만의 선거를 보이콧한 '좌익'들의 폭력투쟁과 미군정의 강경 대응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졌다"고 기록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95.5%의 높은 투표율로 정부 수립에 대한 국민적 염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중앙선관위의 평가대로, 5.10 총선은 우리나라의 첫 '보통.평등.비밀.직접' 선거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그러나 선거 전후로 결코 작지 않은 희생을 치르면서 이후 일어날 전쟁의 전초전이 되기도 했다는 점은 아픈 분단 역사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결국 휘문학교에서 일어난 동급생들간의 구타 사망 사건은 이후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이어진 셈입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첫 선거를 기념하기에 앞서, 그에 깃든 역사적 사실도 되새겨보기 위해 '유권자의 날'을 맞아 정리해 봤습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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