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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묻지마식 공직자 후보 의혹 제기' 사법판단 기준 제시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 아들에 대한 명예훼손 책임 확정

2020-05-1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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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당시 안 교수의 아들에 대해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들에게 손해를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공직자 임명과 관련해 '묻지마식'으로 무분별하게 제기되는 정치적 의혹에 대한 사법부의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4일 안 교수의 아들 안모 씨가 주광덕·여상규·김진태·곽상도 등 당시 한국당 의원 10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7년 6월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판결문 유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피고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국회의원 면책특권의 적용을 받는다고 주장하지만 이 사건 기자회견 및 성명서 발표, 이 사건 성명서의 블로그 게시가 면책특권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인정한 원심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면책특권 적용대상인 국회의원의 직무행위는 국회에서 수행하는 본회의 또는 소속된 각 위원회에서 행하는 입법, 예산안 심의·확정,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 국정감사 및 조사, 대정부질문 등"이라면서 "피고들의 기자회견 및 성명서 발표 행위는 국회의원 고유의 직무인 국정감사 및 조사와 관련된 것이 아니고, 국회의원의 직무 중 어느 한 가지에 부수해 이뤄진 것이라고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법 127조의2 1항은 ‘국회는 의결로 감사원에 대해 사안을 특정해 감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피고들이 국회 본회의 또는 위원회에서 감사원에 대한 감사 요구의안을 발의하거나, 이를 전제로 발언 또는 표결한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주도한 기자회견 및 성명서에는 원고에 대한 허위의 사실이 직간접적으로 적시되어 있어 원고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의 객관적인 평가가 저하될 수 있음이 분명해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 역시 옳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들이 성명서 발표 전 의혹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점, 국회의원 등 공직자가 언론사들이 제기한 의혹을 인용해 발언할 때에 진실 여부를 검증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지만 이를 다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의혹이 사실이라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면서 "피고들의 행위에 위법성조각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적법하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과 곽상도, 윤상직, 이종배, 전희경 의원 등은 2017년 6월 '자유한국당 서울대 부정입학의혹사건 진상조사단 소속 국회의원 일동' 명의로 기자회견을 열어 안 교수 아들에게 학창시절 성폭력 의혹이 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중 주의원은 성명서를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게시했다.
 
안씨 측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하며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주 의원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주 의원에 대한 청구금액은 1억3500만원, 나머지 의원들에 대해서는 각각 1억3000만원씩 청구했다.
 
1, 2심은 안씨 청구를 일부 받아들여 주 의원에게 3500만원, 나머지 의원들에게는 각각 3000만원씩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주 의원 등이 상고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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