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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보유 대기업집단, 자금조달력 월등…삼성 레버리지, SK 두 배

금산결합집단과 CVC "경제활성화로 볼지, 경제권력화로 볼지" 논란

2020-06-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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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금융계열사를 두고 있는 대기업집단의 자금조달력이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자산 규모로도 훨씬 많은 외부 자금을 끌어당기는 식이다. 이같은 비교 우위를 어떻게 볼지는, 최근 대기업 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보유 정책 논란과 연결된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 및 재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금산결합집단(복합금융그룹)인 삼성, 현대자동차, 한화, DB 그룹은 모두 공정자산과 부채총액을 비교하는 레버리지비율이 비집단에 비해 높았다. 삼성그룹은 109%, 현대자동차그룹은 59%, 한화그룹은 230%, DB그룹은 596%. 비슷한 자산 순위 그룹들을 보면, SK41%, LG 51%, 롯데 55%, 포스코 30%, GS 50% 정도로 비교된다. 자산순위 39위인 DB그룹 바로 위에는 이랜드, 태영, SM그룹 순으로 나열되는데 각각 54%, 63%, 63%였다.
 
흔히 부채비율이 높으면 자기자본이 적어 부실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금산결합집단은 성격이 다르다. 특히 레버리지비율은 보유 자산에 비해 차입금 조달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 금산결합집단의 경우 고객 예금 자산을 통해 자산이 불어난다.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일반적인 형태에 견주면 금산결합집단의 자금조달이 수월할 것은 예측 가능하다. 삼성의 경우 일반자산이 공정자산(금융계열사의 자산이 아닌 자본총액을 합산)보다 두 배 정도 크다.
 
비결합집단에서 레버리지비율이 높은 사례는 대체로 실적이 나빴다. 79%인 한진그룹은 지난해 5630억원 순손실을 냈다. 70%인 부영도 2520억원 적자다. 88% 금호아시아나그룹이 9130억원 적자를 본 게 눈에 띈다. 이와 달리 삼성 196160억원, 현대차 79080억원, 한화 8630억원, DB 5880억원 흑자가 대조적이다.
 
금산결합집단이 풍부한 유동성으로 좋은 실적을 내는 것에 긍정과 부정 시선이 갈릴 수 있다. 산업경쟁력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재벌 경제력집중, 금융 사금고화 등 폐단에서 비롯된 금산분리 원칙에선 부정적이다.
 
최근 대기업 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보유 허용 논란에도 시사점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CVC 일감몰아주기 등 재벌 편법 승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공식 표명했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CVC 제한적 보유 방향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해 7월 발표하기로 했다. 외부자본 참여를 허용하지 않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럴 경우 벤처투자 활성화 효과는 떨어진다. 정부는 CVC에 대한 지분 문제도 들여다보는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CVC에 총수일가 지분을 두지 않더라도 일감몰아주기 간접수혜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라며 금융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집단 세를 불리는 것을 두고도 경제활성화와 경제권력화 논리가 충돌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이낙연 의원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업주도 벤처 캐피탈 CVC 활성화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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